금호석유화학, 계열제외신청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 패소…"항고 하겠다"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법원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박삼구 회장의 '사실상 지배'를 인정했다. 같은 법원 판결을 두고 금호석화는 즉시 항고할 뜻을 밝힌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당연한 결과'라고 맞받았다.
15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조용호 부장판사)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며 낸 금호석화의 계열제외신청 거부처분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채권금융기관의 위임에 따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일상적인 경영만 하고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실상 사업내용을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금호석화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는 회사 발행 총수의 30% 이상을 소유하면서 회사 경영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회사로 규정한다. 공정거래법은 '지배적인 영향력이 있는 회사'에 대해 ▲대표이사를 임면하거나 임원의 50%이상을 선임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대한 영향력 ▲다른 지배회사와의 인사교류 ▲계열사로 인정되는 영업상 표시행위 등 사회동념상 경제적 동일체로 인정되는 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금호산업의 경우 박삼구 회장이 추천한 인물이 대표이사에 선임될 수 있도록 주채권은행과 약정했다"며 "금호산업의 조직변경·경영전략 등 주요 의사결정이나 업무집행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금호산업 대표이사가 금호타이어 등 9개 계열회사의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고, 금호산업 등 다른 계열사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같은 상호와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금호석화와 자회사들이 로고를 다른 것으로 교체했지만 상호는 여전히 같은 것을 쓰고 있다.
이외에도 박삼구 회장 부자가 금호산업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가지는 점, 채권에서 파견한 자금관리단은 박삼구 회장의 경영을 감시할 뿐 박 회장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도 금호산업의 판결과 맥락을 같이했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직을 아들 박세창 씨가 사내이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박삼구 회장 부자가 주요의사결정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로고와 상호를 사용하는 점,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가지는 점,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의 사실상 지배를 인정하는 점 등을 판결 이유로 들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금호석화가 금호산업·금호타이어에 대한 대규모기업집단지정처분취소 청구 소송도 앞선 판결과 같은 이유로 기각했다.
금호석화측은 "사안이 파급력이 컸던 만큼 재판부에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심리를 통해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워크아웃의 채권단 관리감독 문제점이 드러난 점 등을 고려해 대법원에 항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금호석화 입장과 달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차분한 분위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재판 결과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서 금호석화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그룹 계열회사 지분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공정위를 상대로 계열제외를 신청했지만, 공정위가 이를 거부하자 지난해 7월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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