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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집단지성 발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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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하복 성과주의 내부 경쟁 역효과
-상사는 통찰력, 스펀지 리더십 키워야
-집단·개인 능력 조화땐 단기간내 성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한 명의 천재가 세상을 바꿀까? 아니면 천재 한 명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는 이미 지나간 걸까?

천재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혁신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혁신은 천재 혼자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지난 몇 년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천재들 덕분에 세상이 바뀌어온 것은 사실이나 그 뒤엔 수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뒷받침 돼 있다는 말이다.


키스 소여 교수는 저서 '그룹 지니어스'(Group Genius)에서 한 명의 천재가 세상을 바꾸는 것은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혁신은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협력해 통찰력을 이끌어낼 때 가능했으며 개개인의 통찰력을 모았을 때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위키노믹스'의 저자 돈 탭스콧은 똑똑한 소수가 경제를 이끌던 이코노믹스 시대가 끝나고 집단 지성이 경제를 주도하는 위키노믹스의 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집단 지성'의 힘이다. 실제로 정치, 사회, 문화, 과학 등 전 분야에서 집단 지성이 화두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기업의 운영 방식은 시대의 변화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펴낸 '공유와 경청 없이 집단 지성 없다'를 토대로 기업에서 집단 지성이 발현되기 어려운 이유를 살펴보고 대안책을 찾아본다.


◆기업 내 집단 지성 왜 어렵나= 집단 지성은 다수의 개체들이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해 얻게 된 집단의 지적 능력을 말한다. 개개인의 지식과 창의력이 모이면 더 큰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의 성과 창출을 위해 집단 지성은 중요하다. 집단 지성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애플이 꼽힌다. 애플은 프로그램 개발 도구를 배포하고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 제작을 대중들에게 허용해 다양한 앱이 개발되게끔 길을 텄다.


이처럼 기업 내에서 집단 지성에 발현되기 위해서는 대중의 자발적인 참여, 자율성, 개방성, 수평적 관계에서의 협업 등이 전제돼야 한다. 때문에 폐쇄적이고 위계질서를 중요시 하는 국내 기업 운영 방식에서는 집단 지성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1990년대 후반 성과주의가 도입된 이래 집단 내 과도한 경쟁은 집단 지성 발현을 방해해왔다. 동료와의 건전한 경쟁은 성과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일부 구성원들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경쟁 상대를 찾는다. 이는 조직의 성과보다는 자신의 성과 챙기기나 자원을 공유하지 않으려는 태도 등으로 왜곡될 수밖에 없다. '내가 동료를 밟고 일어서야 한다'는 잘못된 경쟁 의식이 결국 조직의 단합을 깨트리는 것이다.


리더의 자질도 집단 지성 발현에 굉장히 중요하다. 리더의 통찰력은 집단 지성의 기본 조건인 커뮤니케이션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리더가 과거의 지식 수준 또는 성공기에 매몰돼 있으면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하기 힘들다. 아무리 구성원들이 트렌드를 이야기하거나 기존 상식을 뒤엎는 아이디어를 말해도 진가를 발견해내지 못한다는 말이다.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가로채거나 '숟가락을 얹는 식'의 행동도 구성원들의 의욕을 저하시킬 뿐이다.


흔히 말해 '까라면 까라'는 식의 경직된 조직 문화가 일부 남아있는 것 또한 문제다. 그동안 국내 조직 문화는 위계질서가 경직돼 있다 보니 조직 내에서 튀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낙인찍히기 십상이었다. 구성원들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일처리 하면 됐다. 그러나 집단 지성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협업은 기본이다.

기업에서 집단지성 발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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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집단 지성을 마음껏 발휘할까= 집단 지성을 잘 활용하느냐의 여부는 기업의 명암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어떻게 하면 집단 지성과 기업의 성과를 연결시킬 수 있을까.


많은 기업들은 정보를 공유하면 경쟁력을 잃을까 두려워한다. 그러나 집단 지성은 공유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모든 문제를 다 공유할 필요는 없다. 일급 기밀 사항이거나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제품 개발 초기 단계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할 때, 도무지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과감히 공유하고 조직 내 지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리더십의 변화도 필히 동반돼야 한다. 집단 지성이 발휘되는 조직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집단 지성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생각의 결합, 구성원들의 호기심과 열정, 인정과 성취감 등인데 기존의 전통적, 위계적 리더십으로는 이런 분위기를 끌어낼 수 없다. 따라서 리더는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거나 의견을 제시할 때 옥석을 가릴 수 있는 판단력과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단칼에 자르지 않고 스폰지처럼 들어주는 자세도 필요하다. 리즈 와이즈먼 와이즈먼 그룹의 회장은 이런 '멀티플라이어'(Multiplier)형 리더는 그렇지 않은 리더에 비해 생산성을 2배 이상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집단과 개인의 지성 사이에 균형을 이루는 것도 핵심이다. 기업은 단시간 내 최고의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집단 지성을 통한 아이디어 도출과 개인 지성을 활용한 아이디어 실행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예를 들어 위키피디아는 문서는 대중들이 자유롭게 게재할 수 있지만 문서 삭제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위키피디아의 관리자에게 있다. 리눅스는 사용자들의 아이디어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소프트웨어 모듈을 만들었지만 다음 출시 때 포함시킬 모듈을 결정하는 데는 개발자 리누스 토발즈와 주요 프로그래머들이 결정했다고 한다.


박지원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서는 집단 지성을 활용해 구성원들의 다양한 생각을 끄집어내고 결합시켜야 하는데 이를 성과로 이끄는 데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 운영을 바뀌고 구성원들도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자발적인 참여와 협업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의 집단 지성을 활성화하면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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