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2만㎾ 생산계획, 환경영향평가서 보완 용역 중…반대 주민들, 새누리·민주당사서 시위 계획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충남 태안반도의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이 대선 뒤에 다시 추진된다.
서부발전에서 출자한 특수목적법인 가로림조력발전이 추진한 이 사업은 지난 4월 환경부에 낸 환경영향평가서가 반환돼 사업추진에 발목이 잡혔다. 계절적 변동 미반영과 멸종위기종 서식지 훼손에 따른 저감대책 부족이 이유다.
가림조력발전은 사업을 다시 추진키 위해 지난 7월 조직을 다시 정비하고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위한 용역에 들어갔다.
가로림조력발전이 지난 2월 환경부에 낸 3차 ‘가로림조력발전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재(再)보완 보고서'가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네 배에 이르는 11.3㎢의 갯벌이 사라질 것”, “집단폐사로 바지락과 굴 양식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바뀔 것”등 환경파괴 논란을 인정해 다시 조사할 필요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가로림조만조력발전은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부터 태안군 이원면 내리까지 가로림을 가로질러 발전소를 짓는 계획이다. 가로림만은 수심이 깊으면서 만 입구 폭이 좁고 조수간만의 차가 7m나 돼 끊임없이 조력발전 개발대상지로 거론돼 왔다.
조력발전은 61만6935㎡의 땅에 수차 20대, 수문 16개, 통선문 등을 갖추고 전력을 연간 52만kw 생산키로 계획됐다. 이 사업은 태안화력 1기(50만kw)와 맞먹는다.
가로림조력발전은 여름부터 겨울까지 계절조사를 새 용역에 넣어 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한 뒤 대선이 끝난 뒤 내년 상반기에 다시 사업승인을 추진키로 했다.
조력발전사업이 다시 추진된다는 소식에 개발반대주민들은 오는 19일부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중앙당사에서 1인 시위 등을 계획했다.
박정섭(54) 가로림건설반대 투쟁위원회 위원장은 “바다는 농지보다 가치가 30배나 높다. 바지락이나 낙지만 캐도 하루에 15만원 이상 벌 수 있다. 새만금과 시화호 실패를 교훈 삼아 어민들 생활터전인 건강한 가로림만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로림만은 2007년의 해양수산부 환경가치평가연구용역에서 갯벌의 한해 가치가 ㏊당 3919만원으로 전국 1위다. 5개 어항이 몰려 있고 어업생산량이 연간 4000t에 이르는 충남지역 양식·연안어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평주 서산태안환경연합 상임의장은 “가로림만은 수 백년 동안 어민 삶의 터였고 앞으로도 어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생활터전”이라며 “이 곳에 발전소가 들어서면 수 백년 이어 온 가치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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