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교 10주년, 정병조 총장 “전교생장학금, 학교규모 키우고 불교학 중심지 만들겠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신입생부터 전교생 모두가 장학금을 받는 대학, 수능성적 2등급 이상의 실력을 갖춰야만 입학할 수 있는 대학. 신입생이 100~165명 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대학이지만 고시합격생이 많이 나오고 외국유학도 어렵지 않게 다녀오는 대학이 있다.
충남 논산 계룡산 자락에 자리한 금강대학교다. 대한불교 천태종의 종립대학으로 2002년에 개교했다.
7일 개교 10년을 맞아 정병조(64) 총장 인터뷰를 위해 이 학교를 찾았다. 대전서 승용차로 1시간 남짓, 계룡산을 돌고 돌아 신원사 옆에 자리한 금강대는 전교생이 600여명으로 아담한 규모의 학교다.
정 총장은 우리나라 불교의 역사와 함께 한 인물이다. 동국대에서 인도철학을 공부한 뒤 한국불교사상사, 실천불교, 현대인의 불교 등 불교와 관련해 수많은 책을 냈다. 동국대 부총장을 지낸 뒤 2년 전 금강대 총장으로 옮겨왔다.
정 총장은 “2년간 총장으로 있으면서 금강대 발전가능성을 봤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부의 부실대학 퇴출과 반값등록금정책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가운데 금강대는 개교 때부터 전교생에 대한 장학제도운영과 ‘소수정예교육’을 해왔다.
정 총장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발돋움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보다 능동적으로 장·단기발전계획을 세워 안으로 더 내실을 다지고 밖으론 대학이미지 높이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재학생 규모 1000명까지”=정 총장의 첫째 목표는 학교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소수정예이면서도 재학생을 1000명까지 늘이겠다는 게 정 총장의 계획이다.
정 총장은 “불교종립대학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종단지원에만 기대는 시대는 지났다. 이젠 대학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정 총장은 “대학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지금보다 몸집(규모)을 불려야 한다. 소수정예, 전교생 장학금제도를 유지하면서도 학교를 키우겠다”며 “학교발전기금을 모으고 대학원과 평생교육원의 자생력을 키우면 입학생 규모를 늘이는 데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4년 전액장학금은 어렵지만 80~90%의 장학금을 주고 학생들 사이에 경쟁체제를 만들면 더 나은 대학이 될 것이라는 게 정 총장의 생각이다. 금강대는 올해 대학알리미 공시, 학생 1인당 장학금 지급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전교생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와 3000명 규모의 도서관이 갖춰져 있어 학교규모를 키우는 데 무리가 없다.
◆한국 불교학 연구의 중심=불교학부분에서 국내 최고대학을 만드는 것도 정 총장의 청사진이다.
정 총장은 “2007년 교육인적자원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umanities Korea)’ 지원 중형연구사업에 불교문화연구소가 불교계에선 유일하게 뽑혀 10년간 80억원의 연구비를 받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금강대를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적 불교연구의 메카로 키우고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재임 중 10권의 금강총서 영문서발간을 계획했다. 100여권을 발간하는 게 최종 목표다. 금강총서엔 한국불교위인들이나 전통사찰을 주제로 삼았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불교의 세계화를 기획했다.
또 올 6월엔 한·중·일 불교학술회를 열었다. 앞으로 10년간 같은 주제로 공동연구와 공동출판을 약속했다.
이와함께 내년 4월 미국 하버드대에서 금강총서가 발간된다. 국내 대학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UCLA 한국학연구소와도 불교연구를 벌이고 있다. 올 겨울방학엔 정 총장이 인도를 방문해 불교연구 상호교류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가장 먼저 혜초가 인도사회에 끼친 영향 등을 인도학자들과 연구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졸업생들의 취업문제는 고민해야할 부분. 정 총장은 “학생들 실력이 좋아 대기업 취업 쪽보다 고시나 자격증 취득, 유학 등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대기업취업을 돕는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취업인턴제도 도입한다. 사회복지학, 국제통상, 회계 등에선 인턴경험이 회사와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 총장의 설명이다.
◆정병조 총장은…
정 총장은 1971년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한 뒤 영남대에서 철학과 석사학위, 동국대에서 철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2011년 동국대 윤리학과 교수, 1992~1995년 동국대 교무처장, 1997~1999년 동국대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불이상 심사위원장, 재단법인 보덕학회 이사·감사, 불교연구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 <인도철학사상사>, <불교문화사론>, <한국불교철학의 어제와 오늘>, <불교강좌>, <한국불교사상사>, <Master Wonhyo> 등이 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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