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적자 전망에 주가 폭락세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일본 전자산업의 얼굴이나 다름 없는 파나소닉이 사실상 손을 들었다.
전일 올 회계년도 대규모 순손실 전망을 밝히며 사실상 항복선언을 하자 증시에서는 주가가 하한가까지 폭락하는 등 여파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전자시장을 좌지우지 하던 마쯔시타 시절의 영화는 이제 신기루가 된 셈이다. 경영의 신으로까지 불리던 마쯔시타 고노스케 전 회장의 업적자머 빛이 바래고 있다.
1일 도쿄 증시에서 파나소닉의 주가는 전일대비 19% 급락한 414엔으로 추락했다. 1974년 후 가장 큰 낙폭이다.
7월 취임한 쓰가 가즈히로 최고경영자(CEO)가 하루전 첫 실적발표를 통해 참담한 성적표를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적 하락폭이 워낙 커 태양광발전 산업과 2차전지에 역량을 집중해 재기하겠다는 그의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파나소닉은 내년 3월 마감되는 2012회계연도 손실 규모가 7650억엔(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247억엔의 적자를 넘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수준이라는 평이다.
기존 TV 등 전자사업으로는 희망이 없다는 판단하에 추가적인 구조조정과 신규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했지만 구조조정 비용이 대폭 확대되며 투자자들은 투매에 나섰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 비용이 당초 예측의 11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적자규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올해 파나소닉의 구조조정 비용은 44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쓰가 CEO는 "우리 회사는 지금 정상이 아니다"라고 고백했을 정도다. 6000억엔의 대출과 1500억엔의 채권 발행으로 자금사정에는 여유가 생겼지만 덕분에 지난 1950년부터 이어져 오던 배당도 할 수 없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파나소닉의 대규모 손실이 삼성전자와 대비된다고 전했다.
미즈호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쿠라하시 노부오는 "파나소닉의 변화 노력이 결실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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