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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의 역발상 "전망을 팔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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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전망 좋은 곳, 모든 고객이 쓰십시오"

-신라호텔, 내년 1월 리노베이션
-23층 꼭대기에 고객라운지 운영
-파크하얏트서울·디큐브시티 등
-돈 되는 층, 서비스층으로 차별화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최고의 '전망'에는 프리미엄이 붙는다. 여의도 63빌딩이나 남산의 N서울타워 전망대는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는 값으로 고객들에게 입장료를 요구한다. 일종의 '경치 관람비'다. 장사하기에 최고층만큼 목 좋은 곳도 없다. 따로 입장료가 붙지 않는 곳들은 각 건물 최고층에 '스카이라운지'를 만들어놓고 고급 레스토랑이나 고가의 바(bar)를 통해 음식을 판다. '전망 프리미엄'이 붙은 비싼 식사비용에도 특별한 경험을 하려는 고객들은 전망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비용을 부담한다.

'최고 전망에는 항상 돈이 든다'는 게 기존 인식이었다.


특급호텔의 역발상 "전망을 팔지 않습니다" ▲파크하얏트서울 최고층 24층 로비에서 바라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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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특급호텔들이 변하고 있다. 최고층에 레스토랑이나 바, 객실 등을 두고 전망을 미끼로 장사를 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모든 투숙객에게 전망을 개방하고 있는 것. '모든 호텔 고객은 최고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먼저 변화를 시도한 곳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파크하얏트서울이다. 이 호텔의 로비는 1층이 아니라 최고층인 24층에 있다. 가장 '돈 되는 층'을 무료로 사용하는 공간인 '로비'로 활용하고 있는 것. 덕분에 체크인하러 올라오는 모든 고객들은 사방이 통유리창으로 되어있는 로비에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누린다. 전망을 레스토랑으로 둔 곳보다 가시적인 매출이 나오지는 않지만 대신 파크하얏트서울은 '특별한 6성급 호텔'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결과적으로 고객 충성도를 높여 파크하얏트 서울의 고객 재방문율은 70%에 달한다.


파크하얏트서울 관계자는 "다른 호텔들은 가장 높은 층을 최고급 레스토랑, 프레지덴셜 스위트 등 비싼 객실이 차지하고 있지만 파크하얏트는 층에 따라 가격을 달리 산정하지 않는다"면서 "럭셔리한 호텔일수록 고객들은 '대접'받기를 원하는데 더이상 음식, 인테리어로는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대신 모든 고객이 최고의 전망을 무료로 볼 수 있게 해 특별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특급호텔의 역발상 "전망을 팔지 않습니다" 오는 11월에 38층 규모로 문을 여는 여의도 콘래드서울은 8층과 9층에 피트니스센터를 마련했다. 대부분의 호텔 피트니스센터가 지하 1층이나 저층에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모든 이용객들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9월 신도림에 문을 연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도 가장 높은 층인 41층에 로비를 두고 있다. 시내 중심가에서 벗어나있다는 점이 취약점이 될 수 있지만 지난 1년간 이 호텔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80%대다. 로비 라운지바는 주말, 주중 저녁마다 만석을 이룬다. 모든 고객에게 최고층 전망을 개방해놓은 덕분이다.


데이비드 커든 총지배인은 "일반 특급호텔에서는 스위트 객실 이용 고객들만이 조망을 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지만 쉐라톤 서울 디큐브 시티에서는 로비바, 레스토랑, 전객실에서 모두 서울 전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호텔 관계자는 "요즘에는 호텔이 몰(mall)과 함께 개장하기도 해 호텔 로비가 고층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에 맞물려 내년 1월 리노베이션을 앞둔 장충동 신라호텔도 팔을 걷어붙였다. 내년 8월부터 신라호텔 23층 꼭대기층에 이그제큐티브 라운지가 들어선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는 호텔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간단한 다과를 이용하거나 쉴 수 있는 공간.


신라호텔은 지난 1978년부터 가장 높은 층인 23층에서 운영해오던 프랑스식 레스토랑 '콘티넨탈'을 축소 운영하고, 대신 호텔 객실 고객들을 위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를 운영할 예정이다. 23층을 호텔 객실 투숙객에게 개방하는 것은 1985년 프랑스식 레스토랑 콘티넨탈을 '작은 베르사이유 궁전' 콘셉트로 리노베이션한 지 28년 만이다. 가장 높고 가장 전망이 좋은 층을 로비로 쓰는 최근 특급호텔들의 추세에 맞춘 전략이다.


특급호텔의 역발상 "전망을 팔지 않습니다" ▲서울신라호텔 최고층 23층에서 바라본 전망. 프랑스식 레스토랑 콘티넨탈은 28년만에 리노베이션에 들어간다. 이 자리에는 모든 투숙객이 전망을 즐길 수 있도록 이그제큐티브라운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최태영 신라호텔 총지배인은 "23층에 이그제큐티브 라운지가 생긴다"면서 "객실 투숙객들은 이곳에서 체크인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호텔은 내년 1월 호텔 리뉴얼 계획 중 하나로 당초 1층 로비를 아예 23층 꼭대기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했었지만 물리적인 한계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지배인은 "로비 자체를 23층에 두는 것도 고려했지만 엘리베이터의 수용량이 고객 수요를 따르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로비를 최고층에 두는 것은 포기했다"면서 "그러나 객실 투숙객들을 위한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를 마련하고 체크인도 이 층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 고객들이 스카이라운지에서 전망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실질적인 로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동의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 역시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호텔 로비를 1층에서 5층으로 끌어올렸으며 다음달 12일 38층 규모로 문을 여는 여의도 콘래드서울은 8층과 9층에 피트니스센터를 마련했다. 대부분의 호텔 피트니스센터가 지하 1층이나 저층에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콘래드서울 담당자는 "기존까지는 호텔 피트니스센터가 구색 맞추기식으로 들어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고객 눈높이가 높아져서 운동뿐만 아니라 전망까지 보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당장 돈이 되지는 않지만 이러한 서비스가 결국 최고급 호텔, 럭셔리 호텔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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