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의원, “전쟁때 필수 대피공간 법적기준의 절반도 안돼, 추가공간 확보도 어려워”지적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세종시 정부청사에 마련된 전쟁 때 필수 대피공간이 법적기준의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박수현 의원(민주통합당)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아 2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신축 정부청사의 ‘전쟁대비시설’이 법적 규정 5만9201㎡의 절반도 안 되는 2만5513㎡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도 이 공간의 대부분은 주차장으로 이용되면서 대피공간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이라는 것.
갑작스런 재난·전쟁 등 비상사태가 생기면 대피공간 부족으로 인명피해, 지휘체계가 무너지고 행정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세종시의 신축 정부청사는 행안부 ‘충무집행계획(2급비밀)’과 ‘비상근무규칙’에 따라 소속직원의 2/3, 1인당 면적 7㎡ 규모를 기준으로 소요규모를 정해서 전쟁대비시설을 마련해야 했다.
이것을 어기고 소속직원의 1/3, 1인당 면적 3.3㎡ 규모로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청사 설계총괄 책임부처인 행안부와 설계과정에서 행안부와 협의토록 돼있는 행복청, 모두가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에 따르면, 국가기관의 전쟁대비시설 설치 근거가 되는 ‘충무집행계획’에서, 1인당 면적 7㎡라는 규정은 2011년 7월 마련됐다. 그 이전에는 면적에 대한 규정은 없었고 또한, 소속직원의 2/3이라는 정원 규정은 현재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사안의 심각성은 정부청사가 전쟁 등 비상사태 대비를 위한 기본시설이 부족하다는 허점이 드러났지만 청사 건축의 마지막 구역인 3단계 구역 설계조차 지난 5월에 이미 마무리되어, 추가 공간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정부청사의 이전은 국무총리실이 이미 입주를 시작했고 2012년 말까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국토해양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등의 기관이 옮긴다.
적어도 이들 기관은 현재 청사 건축이 거의 완료되는 단계이므로 손써볼 여지조차 없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또한 3단계의 경우에도 이미 입주계획이 정해진 상태여서 추가 공간 확보는 어려워 보인다.
박수현 의원은 “설계단계에서 규정을 어기면서 전쟁대비시설의 소요규모를 산출한 것은 고의적 의도이거나, 망각에 의한 업무적 실수임이 분명하다. 다 올라간 건물을 부수고 설계를 다시 해 짓는 거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의 원인과 책임은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 아울러 현 상태의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안보불감증 MB정권과 새누리당에는 진실규명을 맡길 수 없으므로 국정조사 요구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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