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강…작가와의 대화
올해로 연주인생 70년을 맞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예능보유자 죽향(竹香) 이생강(李生剛). “국내·외 1만여 공연을 했는데 돌아보면 과분하게도 박수를 먹고 살아 온 인생 이었다”라고 회고하며 조용조용 말씀하시는 첫인상에서 완숙한 경지의 맑고도 장중한 울림이 느껴졌다. 선생은 두 시간여 인터뷰와 의상과 장소를 번갈아 옮기는 촬영을 거뜬히 소화하고 빼곡한 다음 일정을 활기찬 발걸음으로 향했다.
그는 1937년 일본 동경에서 출생, 호적(태평소) 등 국악기에 조예가 깊었던 부친 이수덕의 영향으로 만5세 때 부터 피리, 단소 등의 관악기를 익혔고 해방되던 해 귀국하여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1세 때 대금산조(大芩散調)의 시조로 알려진 한숙구(1849~1925), 박종기(1879~1939)의 가락을 이어받은 한주환(1904~1963)선생과의 운명적 만남이 이뤄지는데 15년 동안 대금산조 한바탕을 전수받게 된다. 이러한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1960년 첫 해외 연주 이후 국악계 ‘스타’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피리, 단소, 태평소, 소금, 퉁소 등에도 절륜(絶倫)한 기량을 지니고 있다.
대금 산조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그는 “스승의 산조와 교감하고 그 원리를 터득하며 그러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비로소 산조라는 큰 뼈대에 살을 붙이는데 살을 붙임에 있어 스승의 유지를 받들어 충실히 풀어내는 것이 곧 제자의 역량이며 기량”이라고 후학들에게 일갈했다. 한편 이생강 선생은 지난 1958년 진주개천예술제에서 특상, 70년 당시 TBC(동양방송)방송명인 대상을 받았다. 73년 국민훈장목련장을 서훈 받았고 신라문화재 대통령상과 KBS 국악대상 등을 수상했다.
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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