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업계 5위권 투자자문사인 한국창의투자자문이 대신자산운용에 인수된 것은 투자자문업계의 위기가 더 이상 관망만 할 수 없다는 증거라는 점에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사실상 구조조정이 수면위로 떠올랐음을 의미한다.
올 들어 투자자문업에서 빠져 나가거나 업계 1위인 브레인투자자문이 금융감독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지난달 자산운용사로 전환한데 이어 한국창의투자자문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역시 자산운용업으로 말을 갈아타게 됐다.
중소 투자자문사인 마루투자자문은 8월 KG제로인펀드투자자문 주식 100%(30만주)를 9억8000만원에 인수했다. 마루투자자인 KG제로인펀드투자자문의 모기업인 펀드 평가사 제로인(현 KG제로인) 설립자인 김성우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사실상 회사를 되찾은 셈이다.
또한 케이로드투자자문도 최대주주가 디지웨이브(소유비율 66.7%, 20만주)에서 백정이씨(49.0%. 14만7000주)로 바뀌는 등 지배주주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합병(M&A)이 투자자문사 구조조정의 시발점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에 이어 올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일부 투자자문사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꾸준히 제기돼왔으며, 10명 이내의 소형 자문사조차 인력 조정을 시도중이라는 이야기도 들리는 등 갈수록 분위기는 흉흉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금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 나마 유치한 자금도 고객의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는 투자자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러다 보니 증권사의 구조조정에 따라 회사를 떠나 창업을 계획했던 사람들도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며 퇴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올 1·4분기 투자자문사 152개사에 대한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수익은 593억원으로 전년동기(135개사, 1187억원) 대비 594억원(50%), 당기순이익은 211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전년동기(135개사, 350억원 흑자) 대비 139억원 급감했다.
또한 6월말 기준 투자자문사의 총 계약고는 총 2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4조9000억원이 급감 했다. 계약고 감소에 따라 수수료 수익도 279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435억원이 줄었다. 특히 적자회사는 전체의 82.2%인 125개사로 전년동기(73사)대비 52개사가 증가했고, 순이익을 기록한 회사는 27개사로 지난해 같은기간(62사) 대비 35개사가 감소했다.
주가하락에 따른 일임계약의 성과보수 등 수수료 수익 435억원이 감소했으며, 순이익 적자전환은 계약고 감소 등에 따른 수수료수익 하락과 증권투자손실이 컸기 때문이라고 금감원측은 설명했다.
투자자문사의 영업난이 지속되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7월 ‘투자자문사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종합정책’의 일환으로 자문사 퇴출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현재 자문사 155개 중 20% 이상인 30개 이상이 올 하반기 강제 퇴출될 전망이다.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이미 업계 차원에서 합종연횡이 가시화 됐으며, M&A 시도 또한 증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특기를 발휘하지 못하는 투자자문사들은 시장에 발을 빼야 하므로 이 무리에 속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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