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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sports]수상스포츠, 어디까지 해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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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조정 체험기

정혜선 기자는 숨 쉬기를 기본으로 평소 스트레칭과 걷기를 제외하고 운동하지 않는 대한민국 여성이다. 이번 조정 특집을 위해 체험에 나서라는 특명이 떨어졌을 때 몸을 사렸던 이유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조정은 속도감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과도 하나가 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였다.


공중파 주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해 8월 또 하나의 도전으로 수상스포츠 조정을 선택했다. 총 7회로 이뤄진 무한도전 조정특집은 낯설기만 했던 조정이라는 스포츠를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도 모른 채 노 젓기에 집중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로부터 약 1년 후인 2012년 9월, ‘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정 기자는 조정을 체험하고자 충주에 위치한 조정 체험 학교를 방문했다.

체험 전 이론교육은 필수 코스
조정 체험학교를 방문한 9월 17일은 날씨가 화창했다. 수상스포츠인 조정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날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면의 흔들림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바람이 불거나 흐린 날에는 조정을 체험하기 어렵다.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찾아간 조정체험학교에는 이른 아침부터 선수들로 꽉 차 있었다. 마른 체격에 키가 훤칠한 남자선수들의 까만 피부는 조정이 야외 스포츠라는 알 수 있게 했다.


직접 노를 잡기 전에 ‘조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론 교육을 10~20분가량 들어야 한다. 교육은 충주조정체험학교의 이진숙 팀장이 진행했다. 이 교육을 통해 조정이 영국에서부터 시작됐으며, 한 사람이 몇 개의 노를 젓고, 몇 사람이 함께 타느냐에 따라 종목이 나뉜다는 것을 배웠다. 더불어 무한도전이 멤버들이 탔던 1명의 콕스와 8명의 선수들로 이뤄진 에이트가 조정의 대표 종목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조정의 역사와 종목에 대한 교육 이외에도 실전에 필요한 수업도 이뤄졌다.

가장 중요한 건 노를 젓는 방법이다. 이 팀장은 “일반적으로 양손으로 노를 저을 때 왼손이 오른손 위를 교차해서 지나가야 하지만 초보자의 경우 손이 맞부딪혀 다치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양손 교차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교육은 간결했지만 이론이다 보니 초보자에게는 다소 어렵게 다가왔다.


교육 말미에 이 팀장은 조정은 “특별히 요구되는 신체 조건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며 “기초를 배운 후 3개월가량의 훈련만 받으면 대회 참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키가 크면 손발이 길어 길게 탈 수 있어 유리하다는 언질을 줬다. 실제로 이 팀장 또한 170cm가 훌쩍 넘는 장신이었다. 교육을 마치기 전에 ‘조정체험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 신청서는 배 안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대비해 보험을 들기 위해 필요하다.


[Marine sports]수상스포츠, 어디까지 해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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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 로잉(Rowing)머신을 타다
이론 교육이 끝나고 몸을 풀기 위해 로잉머신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로잉머신은 겨울처럼 추운 날이나 기상이 좋지 않은 날에 조정선수들의 실내 훈련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운동 효과가 검증되면서 조정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평소에 즐겨한다고 한다.


훈련장에는 50대 가량의 로잉머신이 놓여 있었다. 로잉머신 교육에는 188cm의 장신 코치가 나섰다. 로잉머신 운동 순서는 캐치(Catch) → 미들(Middle) → 피니시(Finish) → 핸즈 어웨이(Hands away) → 리커버리(Recovery) 단계를 반복한다.


여기서 캐치는 바른 자세로 앉아 손잡이를 뒤로 당기기 위한 첫 기본 동작이다. 허리를 곧게 펴서 고개를 들어 시선은 정면에 고정해둔채 어깨와 목에 긴장을 풀고, 손잡이를 부드럽게 잡아야 한다. 그래야 에너지와 산소가 낭비되지 않고, 근육에 산소공급이 증가되어 운동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코치는 설명했지만, 실행은 쉽지 않았다. 이어지는 동작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미들은 노를 저어주듯이 손잡이를 뒤로 당기는 것과 동시에 다리를 펴면서 몸을 뒤로 젖혀야 한다. 피니시는 손잡이와 함께 몸을 끝까지 당겨주면 된다. 몸을 너무 심하게 뒤로 젖히면, 에너지가 낭비되고, 허리에도 무리가 갈 수 있어 조심해야 된다.


실제로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당했다. 피니시 동작에서 굽혀있던 팔을 쭉 펴주고 앉아있는 안장도 같이 자동으로 앞으로 당겨주면 핸즈어웨이 동작이다. 리커버리는 핸즈 어웨이까지 한 동작이 끝난 후, 다시 캐치동작으로 넘어가는 과정 사이에 있는 동작이다.


교육이 끝나고 체험에 참가한 기자 세 명이 실제로 로잉머신을 탔다. 남자와 여자는 기량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300m, 500m을 탔다. 로잉머신 운동 순서를 개별적으로 나눠서 배울 때는 다소 쉬웠지만 연결해 하나의 동작으로 완성하는 것은 힘들었다. 간혹 팔을 길게 뻗어야 하는데 힘들어서 저절로 팔이 굽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키가 큰 코치가 다가와서 지적을 해줬다. 하지만 조정은 경쟁의식을 자극 하는 운동임에는 분명하다. 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열심히 하게 된다.

실전 투입, 조정의 매력에 빠지다
드디어 모든 교육이 끝나고 실전에 투입됐다. 배에 오르기 전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그리고 다시 이론으로 들었던 노를 배에 끼우거나 의자에 앉는 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뜨거운 가을볕 아래 배에 올라탄 기자 세 명은 그렇게 조정 체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론 교육에서는 체험용 배가 선수용 배보다 폭이 넓을 것이라 했지만 실제로 탄 배는 폭이 그리 넓지 않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흔들림이 심해 공포감이 밀려왔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로잉머신을 통해 배운 동작을 실전에 활용해야 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이 팀장님이 강조한 노를 저을 때 왼손을 오른손 위로 올리는 게 가장 어려웠다. 머리로는 ‘왼손을 올려라’를 외치면서 동작은 이도저도 아니었다.


그렇게 10여분을 방황하고 나자 이제 교육 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고’라고 외치는 코치의 구령에 맞춰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 명의 노가 하나가 돼 순간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나는 경험이었다.


특히 조정은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힘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 노를 젓는데 여유가 생기자 주변 자연 환경이 두 눈에 들어왔다. 숲으로 둘러싸인 호수와 내가 하나 되는 느낌이 들었다. 조정 체험의 또 다른 묘미였다. 푸른 숲에 쌓인 호수에서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배 안에 노를 젓는 우리. 짧은 시간이었지만 조정의 매력을 알 수 있었다.


이코노믹 리뷰 정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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