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건설 차입금은 100% 추정손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채권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이 충당해야 할 금액이 7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당국 및 은행권에 따르면 웅진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채권은행이 쌓아야할 충당금은 395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역시 3213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차입금이 각각 1조4000억원과 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이 가운데 회수가 어려운 고정이하여신이 대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웅진홀딩스 보다 극동건설 차입금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웅진홀딩스 차입금은 대부분 주식담보대출로 구성된 반면 극동건설은 무담보 대출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극동건설 차입금에 대해서는 100% 추정손실로 설정했다. 또 웅진홀딩스 차입금에 대해선 20%는 추정손실, 나머지 80%는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했다.
추정손실은 은행의 자산건전성 분류단계(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가운데 마지막 단계로 회수가 불가능해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여신을 가리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웅진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충당금 규모를 산정한 적이 있는데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웅진홀딩스의 경우 '충당금을 쌓지 않아도 될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주가가 급락하지 않는 이상 은행 건전성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극동건설의 경우 충당금 규모가 꽤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은행 등 금융권이 충당금을 추가로 확보해야 함에 따라 건전성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이 1조원 이상 감소하는 등 충당금 추가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웅진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웅진폴리실리콘의 차입금 3225억원이 추가로 고정이하여신으로 묶일 가능성이 높아 은행들이 쌓아야 할 충당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웅진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3분기 대기업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6월말 보다 더욱 늘어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감원은 2분기 말 대기업 고정이하여신 규모를 5조1000억원으로 집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과 비은행권 손실 이외에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합쳐 8000억원, 기타 2639억원 등 1억원 이상의 추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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