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시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것을 두고 경영권 유지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에 손을 든 것이다.
윤석금 회장은 4일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윤 회장은 이날 "초심으로 돌아가 어려운 상황을 개선해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책임을 다하고자 했으나 여러 오해가 생기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26일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른 지 9일 만이다. 이로써 웅진홀딩스는 현 신광수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윤석금 회장이) 경영권에서 손을 떼고 주주 중 한 명으로 남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윤 회장이 돌연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내려온 것은 그를 겨냥한 세간의 시선 때문이다. 그동안 윤 회장은 지난달 26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것을 두고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그룹의 경영 부실을 초래한 윤 회장이 웅진홀딩스의 빚을 갚지 않은 채 경영권을 유지하고 싶은 바람에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한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2006년 도입된 통합도산법에 따르면 법원은 기존 경영진이 회사 재산을 다른 곳에 쓰는 식으로 중대한 잘못을 하지 않은 이상 관리인으로 선임한다.
더군다나 윤 회장의 부인과 계열사 임원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 보유 주식을 처분하고 계열사 차입금을 조기 상환했다는 점 등이 드러나면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일었다. 청렴한 그룹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것이다.
이에 채권단은 윤 회장 불신임을 선언하며 압박 강도를 높여갔다. 채권단은 ▲MBK파트너스에 웅진코웨이 매각 ▲윤 회장 배제한 제3자로 법정관리인 선임 ▲웅진홀딩스 보유 계열사 지분 처분해 채무 상환 ▲극동건설은 회계법인 실사 결과에 따라 회생 여부 판정 등을 입장을 밝혔다. 개인투자자들도 윤 회장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주식투자 전문사이트 팍스넷에서 한 투자자는 "극동건설 부도설에도 (주식을) 팔지 않았는데 모든 믿음을 한 순간에 깨버렸다. 이 시점에서 모든 믿음을 깬 사람이 다시 웅진을 맡는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고려할 때 윤 회장이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경영권에서 손을 뗀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이 최근 열린 임원회의에서 "나는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았다. 어려워진 회사를 정상화하려고 한 것"이라고 반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웅진홀딩스는 5일 있을 법원 심리 후 도덕적 해이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법원 심리 후 계열사 채무 청산, 오너 부인 주식 매각 등에 대해 정식 해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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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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