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이 상태라면 우리가 임기를 다 못 채울 수도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윤수영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사진)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임직원들에게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펀드 자금 환매에 신규 상장지수펀드(ETF) 진입 규제와 헤지전략 펀드 부진까지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자산운용은 지난 2일 설립 두 돌을 맞았다. 지난해 출범 1주년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키움승부주식형, 키움선명인덱스, 키움장대혼합형 등 대표펀드가 모두 해당 유형 상위 10%안에 들었고 여세를 몰아 'ikon 100'을 출시하며 ETF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그러나 'ikon 100'의 순자산은 출시 이후 100억원을 넘기지 못했다. ETF가 인기라고는 하지만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돼 ETF 후발주자들이 별 재미를 못 보는 탓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위원회가 신규 ETF 상장시 질적 심사요건을 도입해 진입장벽을 높이기로 하면서 후속 ETF 출시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각종 규제가 대형사에 유리하게 돌아가면서 신설 소형운용사의 진입이 막힌 셈이다.
올 초 출범한 헤지펀드들의 부진으로 덩달아 헤지전략 펀드까지 인기가 시들해진 것도 키움운용에 엎친데 덮친 격이다. 윤 대표는 취임 후 '절대수익형펀드'의 강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고 진입규제가 낮아질 경우 헤지펀드 직접 출시도 계획했다. 그러나 헤지전략펀드 부진에 이 같은 계획은 잠정 보류됐다.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키움장대트리플플러스 1[채혼]A'는 연초 609억원에 달하던 순자산이 지속적인 자금 환매로 현재 369억원 규모로 줄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1.57%로 절대수익형펀드 수익률 2.44%보다 소폭 낮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각종 규제와 수수료 경쟁 심화 등 자산운용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키움운용이 신생운용사이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