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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 LH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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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이 뛴다① 한국토지주택공사

“상전벽해, LH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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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부채 105조원, 금융부채 75조원, 금융부채비율 361%. 상상할 수 없는 빚을 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년여 만에 변신에 성공했다. 급증하던 부채증가세는 꺾였고 부채비율 감소는 당초 예상보다 3년여 앞당겨 졌다.

2009년 10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통합으로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미래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통합 이후부터 각고의 노력 끝에 재무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냈고 경영정상화의 기반까지 다졌다. LH가 위기를 극복하며 경영정상화의 주춧돌을 놓은 것에 특별한 DNA 구조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3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 형국에서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일까?


비결은 소통을 통한 노사화합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사업·인력 구조조정, 현장과 고객을 중요시하는 책임경영과 투명한 경영 등의 철저한 계획과 실천에서 비롯됐다.
LH는 출범 초기 단순한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 직원 융화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양 공사의 이질적 기업문화를 극복하고자 애쓰던 LH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재무위기에 처했다. 초대 사장으로 부임한 이지송 사장이 재무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낱낱이 밝혀 국민 앞에 고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LH의 상황은 심각했다.


실제 2009년말 기준으로 LH의 재무현황은 자산 130조원, 부채 109조원, 금융부채 75조원이었다. 금융부채비율은 자본금 21조원 대비 361%에 육박하면서 도저히 손쓸 수 없을 정도라고 여론의 지적을 받았다.


가장 큰 이유는 평균 투자기간 7년, 회수기간 12년이 소요되는 개발사업의 특성상 투자회수에 오랜 시일이 걸리는 구조적인 문제였다. 재무역량을 넘어서는 국민임대주택 조성과 과도한 국책사업 수행, 법령에 근거가 없는 지자체의 기반시설 설치 요구 수용도 문제였다.


국민임대주택 1호당 건설시 마다 9300만원의 부채가 늘어나는 LH만의 사업특성에 부동산 경기침체가 겹친 것도 원인이었다. 하지만 책임은 다른 누군가가 대신 질 수 없었다. 모두 LH의 몫이었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였기에 스스로를 구하려는 노력과 함께 지혜를 짜낼 수밖에 없었다.


노·사 한마음 경영개혁 단행
재무위기가 닥치자 LH는 유동성 위기의 돌파구를 찾고자 출범과 동시에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했다. LH의 재무상태를 정밀 진단해 부채의 원인과 내용을 규명하고, 재무개선 100대 과제를 검토·발굴했다.


노사공동으로 1인 1자산 판매운동, 원가 10% 절감, 휴일비상근무 등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즉시 실시하는 한편, ‘LH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발표하는 등 경영 전반에 걸쳐 개혁을 단행했다. 현장과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자기완결형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LH는 우선 출범 초기인 2009년과 이듬해인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1, 2급 직원 75%를 물갈이하고 304개 직위에 젊고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중용했다. 이는 조직에 생기를 불어 넣는 동시에 유사 기능을 가진 부서의 통폐합으로 거대 조직을 단순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2010년 초에는 본사 인원의 25%인 500여명을 사업현장으로 배치했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LH 전체 인력의 57%인 3750명을 고객서비스 제고와 현장의 생산성 강화를 위해 고객 접점으로 전진 배치했다. 개발-공급-사후관리까지 현장에서 일괄 수행할 수 있는 자기완결형 조직구조로 바꿔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나아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본사, 지역본부, 현장 조직을 통합·운영했을 뿐만 아니라 업무와 사업수행의 기반이 되는 경영정보시스템도 7개월 만에 완성,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를 꾀했다. 신한은행이 2년4개월, 건강보험공단이 2년여 기간이 소요된 것과 비교해 조직적 통합이 매우 빨리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뼈를 깍는 자구노력 사업조정 병행 해법 도출
재무위기해결을 위한 첫걸음은 임직원의 솔선수범에서 시작됐다. 전직원이 스스로 임금의 10%를 반납하고 인력감축, 원가절감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안을 내놨다. 또한 138개 신규사업에 대한 사업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늘어나는 부채를 줄이기로 했다. 현재 사업조정은 일부지구를 제외하고 대부분 마무리 됐다.


LH는 신규사업 138개 지구(195㎢, 143조원 규모)에 대한 사업조정이 완료되면 70조원 내외의 사업비를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사업착수시기 조정 등을 통한 사업비 이연효과 40조원 내외를 포함해 총 110조원 내외의 사업조정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정상화를 꾸준히 진행한 결과 부채 증가 속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말 현재 LH의 자산은 158조5000억원, 금융부채는 97조7000원으로 2010년말 90조7000에 달했던 금융부채는 7조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 1조3000억원, 당기순이익 7905억원을 실현해 경영정상화방안을 발표한 2010년 12월 예측치인 107조7000억원보다 10조원을 줄였다. 강력한 자구노력과 함께 흔들림 없는 사업조정 추진 등 강력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지송 사장은 “경영정상화에 대한 LH의 의지와 실천으로 인해 오는 2014년부터 사업수지 흑자 전환과 금융부채비율 감소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어 “오는 2016년부터 금융부채가 감소세로 전환되어 안정적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강력한 부패방지 실천 국민신뢰 얻었다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LH는 부패방지도 함께 실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간부직원에 대한 재산등록과 청렴도 평가, 국민권익위원회와 공동으로 부패영향평가 등은 LH에서 실시하고 있는 강도 높은 부패방지 정책이다. 그 결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시행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공기업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매우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부패방지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다.


그동안 각종 비리와 민원의 온상으로 낙인찍혔던 입찰심사도 바꿨다. 심사 전과정을 CCTV로 촬영·공개하고 최저가 주관적 심사 폐지 등을 없앴다. 현재 이 제도는 건설업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LH가 실시한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 입찰에 참여한 70여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자체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전체 건설사의 91%가 개정기준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을 만큼 호응도가 높았다.


강력한 부패근절 체제 구축도 국민 신뢰를 얻는데 효과를 거뒀다. 현재 LH는 직무와 관련해서 10만원 초과 수수 시 조직에서 즉시 퇴출하는 ‘10만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다. 건설업체 현장책임자로 구성된 협의체인 클린소사이어티(Clean Society)를 운영해 직무와 관련한 부정부패 근절 체제도 구축했다. 올 초에는 ‘LH 청렴기획단’을 발족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조직 내 전사적 청렴실천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The Clean LH, Let,’s go Higher’ 라는 청렴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코노믹 리뷰 홍성일 기자 h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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