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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기업과 부자들, 지갑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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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왔지만 명절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다. 볼라벤과 덴빈, 산바 등 잇단 태풍에 한 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애간장이 타들어 간다. 주부는 치솟은 물가에 차례상 차릴 걱정이 앞선다. 오랜 불황으로 인한 취업난에, 구조조정에 청년 아들도 직장인 가장도 마음이 편치 않다.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도 8월 말 기준 19만2000명에 이른다. 자연히 서민의 지출이 움츠러들면서 추석 경기도 썰렁해 시장 상인들 역시 울상이다. 이래저래 시름이 크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추석 연휴 동안 여행사의 해외여행 상품 모객이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고 한다. 항공사의 해외여행 예약률도 90%에 달한다. 선물 시장도 저가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지만 고가 제품 역시 잘 팔리고 있다. 얇은 주머니에 차례상 차리기도 힘겨운 국민이 있는가 하면 해외여행에 값비싼 선물에 돈을 펑펑 쓰는 이들도 있는 것이다. 깊어진 양극화의 어두운 현실이다.

추석은 한 해 농사를 마무리짓고 넉넉한 마음으로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절기다. 무엇보다 가진 사람들이 앞장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부자가 못 가진 자에게 따뜻하게 배려할 때 비로소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될 수 있다. 부자들이 수백만원 하는 선물을 줄여 낙과를 사주고 한 번 더 재래시장을 찾는다면 시름에 젖은 농민과 상인들의 얼굴이 한결 밝아질 것이다.


때마침 대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돈지갑을 크게 연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삼성전자, 현대ㆍ기아차, LG그룹 등이 '온누리 상품권' 구매를 지난해보다 크게 늘려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어제까지 1800여억원으로 지난해 712억원에 비해 150% 이상 늘었다. 더불어 상당수 기업들이 추석 전에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감액분을 환급하고 보너스를 주는 곳도 80%가 넘는다. 그런 돈이 소비로 이어지면 침체한 경기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동반성장이나 상생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돈이 돌아야 얼어붙은 경기가 조금이나마 살아나고 그래야 서민도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대기업과 부자가 지갑을 활짝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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