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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정의 현장에서] KLPGA의 "고질적인 슬로플레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1초

[손은정의 현장에서] KLPGA의 "고질적인 슬로플레이" 윤채영이 한화금융클래식 최종일 7번홀 페어웨이에서 다음 샷을 하기 위해 기다리다 지쳐 아예 주저 앉아 있다. 사진=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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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느려도 너무 느리다."

'맏언니' 박세리(35ㆍKDB산은금융)가 9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장에서 끝난 한화금융클래식(총상금 12억원)에서 플레이하면서 지적한 불만과 충고는 도저히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문제다. 바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고질적인 문제인 '슬로플레이'다.


"미국에서는 아마추어가 함께 하는 프로암대회도 이보다는 빠르다"는 박세리는 "6시간이나 걸리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15분, 20분씩 여러 차례 기다리면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나연(25ㆍSK텔레콤) 역시 "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처럼 진행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선수들은 샷을 하는 시간 이외에는 뛰어다닐 지경이고 보통 4시간 반, 기상에 안 좋아도 5시간이면 끝난다"고 거들었다.

두 선수는 아예 구체적인 해결방법까지 내놨다. 경기 진행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LPGA투어는 출전 선수가 많은 예선전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한다. KLPGA투어 같이 모든 조가 오전에 출발하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한화금융클래식은 더욱이 111명이나 출전했다. 티오프 간격까지 통상 10분에서 9분으로 줄여 출발 시간부터 지연된 까닭이다.


이에 반해 출전 선수가 130명이 넘었던 한국여자오픈은 오전, 오후 조로 나눠졌고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됐다. KLPGA투어는 그러나 오후에는 기상여건의 변동이 심해 라운드를 다 마칠 수 없어 여전히 오전 출발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여기에 방송사의 입김도 작용한다. TV중계 카메라가 후반 9홀에만 설치되기 때문에 일명 '흥행조'를 많이 비추기 위한 조 편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다. KLPGA는 선수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의무가 있다. 세계무대를 주름잡는 월드스타들의 '쓴 소리'에도 불구하고 KLPGA가 양쪽 귀를 막은 채 지금의 방식을 고집하는 일은 스스로 시대의 흐름을 역행한다는 비난을 자초하는 짓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하거나 샷을 할 때 터무니없이 시간을 끌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KLPGA투어가 세계적인 투어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태안(충남)=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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