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은 본인이 하고픈 것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은퇴 후의 갈림길은 총 세 가지로 나뉜다. 삶을 지탱해주던 기존 직장과 유사한 분야에 취직하는 방향, 새로운 업무로 이직하는 방향, 자신만의 사업체를 꾸리거나 프리랜서로 독립하는 방향 등이다.
이광희씨는 취미 생활이 직업이 된 경우로 일종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사례다.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기회를 잡을 줄 알았고 현재 은퇴 후 13여년간의 삶을 은퇴 전의 삶보다 값지게 생활하고 있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는 이 씨와 같이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은퇴자들을 위한 길라잡이 '마흔 이후, 재취업 성공하기'를 최근 발간했다. 길라잡이는 인생의 2막이 곧 다가올 사람들과 인생의 2막을 당장 맞닥뜨린 사람들, 인생의 2막을 시작했으나 일자리조차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을 위한 가상의 설계도를 제공한다.
이 책은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먼저 자기 자신을 잘 알 것을 조언한다. 인생 1막이 돈을 벌기 위해, 누구나 원하는 직장이어서, 생존 경쟁 논리에 빠지다 보니 시작했던 삶이었다면 인생 2막은 '자신을 위한 삶'이어야 한다. 은퇴 후 세 가지 갈림길 사이에서 본인이 가장 원하고 잘하는 것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취업에 성공하거나 자신만의 사업을 융성하게 일궈내는 사람들의 특징은 본인이 원하는 바를 누구보다 잘 성찰했고 그 일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직과 전직, 창업 등 은퇴 후 세 가지 갈림길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 먼저 자신의 전문성을 살린 이직은 기존 직장에서의 경험이 높이 살만한 것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이어 채용시장에 대한 파악과 스스로의 눈높이 등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눈높이는 재취업에 있어 가장 큰 적수다. 비슷한 일을 하면서 비슷한 연봉에, 비슷한 업무 권한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겨지겠지만 지금 당장 본인에게 필요한 건 '직장'이라는 점을 유념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아예 다른 분야로의 전직은 재취업시 가장 어렵고도 쉬운 길이다. 은퇴 전까지 아침에 일어나면서 '왜 출근해야 하는가'라고 수없이 반문했다면 전직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를 점검하고 어떤 미래를 꾸밀지 고민한 후 접근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직을 하면 무작정 재취업에 뛰어든다. 하지만 본인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취업한 경우, 이직하거나 다시 실직 상태로 돌아오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더이상 학위나 자격증이 취업을 보장하지 않으니, 무작정 자격증이나 학위를 취득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본인이 가장 원하는 것을 선택해 필요한 조건들을 만들어 취업에 도전하는 것이 가장 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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