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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세계경제 버팀목, 그래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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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세계경제 버팀목, 그래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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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세 개를 장착한 항공기가 비행 중이다. 엔진 중 하나는 멎었다. 다른 하나는 출력이 떨어졌다. 나머지 하나만 작동한다. 추진력이 떨어진 항공기는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고도를 유지하지 못해 항로를 벗어났다. 추락할 위험까지 심심찮게 거론된다.


세계경제가 이런 상황에 빠졌다. 멈춘 엔진은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이다. 그리스ㆍ이탈리아ㆍ스페인 등 남유럽의 재정위기가 유로존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위기는 유로존 전체로 확산됐다. 중국 경제는 거침없던 성장세를 더 이상 과시하지 못한다. 세 엔진 중 미국만 비교적 선방 중이다.

세계경제의 항로는 상당 부분 미국경제가 어떤 길을 가는지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보는 것은 우선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경제는 2011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중 21.7%를 차지했다. 유로존과 중국의 비중은 각각 18.9%, 10.5%다.


또 세계 최대인 미국경제는 수출보다 수입을 많이 한다. 반면 유로존과 중국경제는 수입보다 수출 규모가 더 크다. 미국에 비해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말이다. 경제가 수출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는 수출을 명목 GDP로 나눈 비율로 가늠할 수 있다. 이 비율을 보면 미국은 13.9%로 낮은 편이었고 중국은 28.9%, 유로존은 43.8%에 달했다. 유로존의 수출 비율은 역내 교역이 포함된 수치라는 점을 고려해도 높은 편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수출 비율은 56.2% 수준이다.

따라서 미국경제가 활력을 되찾는다면, 이에 힘입어 유로존과 중국경제가 수출을 늘리면서 침체와 둔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다.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올해 1분기에 전분기 대비 연율(年率) 기준으로 2.0% 성장한 미국경제는 2분기 들어 1.5% 성장에 그쳤다. 유로존 위기가 금융시장을 통해 전염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7월 이후 지표는 어떤 양상일까?


글로벌 경제위기의 원인이 된 부동산 부문은 기복은 있지만 회복세를 타고 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소속 건설회사의 답변을 받아 집계하는 미국주택시장지수는 7월에 35로, 2007년 3월 이후 최고치였다.


소매판매는 7월에 전월 대비 0.8% 늘어나며 2월 이후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6% 증가하며, 6월 기록한 증가율 0.4%를 넘어섰다. 설비가동률은 전달보다 0.4%포인트 높은 79.3%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내는 7월 제조업지수는 49.8로 두 달 연속 50을 밑돌았다. ISM 제조업지수는 50을 넘으면 경기확장, 50에 미치지 못하면 경기위축을 뜻한다. 또 실업률은 2월 8.3%에서 3월 8.2%, 4월 8.1%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는 듯하다가 올라, 7월에는 다시 8.3%로 집계됐다.


지표는 엇갈리지만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 1.8%로 소폭 나아지고, 4분기에는 2.0%로 개선되리라고 본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경제전문가 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평균을 낸 전망이다.


경기의 방향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래도 예상한다면, '미국경제는 서서히 회복되겠지만 기대를 걸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정도가 아닐까 싶다. 또 미국경제가 버팀목을 대면서 유럽과 중국 경제의 추가적인 위축과 둔화를 어느 정도 방어해줄 듯하다. 결국 유로존에 이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 경제가 한꺼번에 주저앉는 '퍼펙트 스톰'은, 가능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제위기는 해외에서 몰아쳤다. 해외 변수를 낙관해도 안 되지만 지나친 비관도 금물이다. 긴장을 늦추지 않는 가운데 부실한 부분을 들어내고 취약한 부분은 보완할 때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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