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중수교 20년…위기 속에서 맞았다
수출액 3년 만에 첫 감소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24일로 한중수교 20주년을 맞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올 들어 주요 품목들의 수출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7월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액은 74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대중국 수출액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던 2009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양국이 수교를 맺은 1992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감소한 적은 1998년(-12.0%)과 2001년(-1.4%), 2009년(-5.1%) 세번뿐이다. 1998년은 외환위기, 2001년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인한 수출 대기물량 증가,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었다.
올해는 유럽 재정위기 심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로 중국 내수시장도 위축되면서 국내 기업들 역시 대중국 수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품목별로 반도체(7.9%)를 제외한 대다수 제품의 수출이 급감했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가장 큰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의 경우 올 1~7월 수출액이 1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9% 줄었다. 석유제품(-7.3%)을 비롯해 합성수지(-8.9%), 자동차부품(-8.3%), 무선통신기기(-15.3%), 철강판(-9.7%), 자동차(-17.5%), 건설광산기계(-49.2%),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26.7%) 등 주요 품목들도 큰 폭의 수출 감소세를 나타냈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양국의 교역규모는 빠르게 증가해 왔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규모는 2206억달러로 1992년에 비해 약 35배 급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04년 이후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와 가공수출 비중이 높은 점 등은 불안요인이다. 올해처럼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거나 시장환경이 변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에 미치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봉걸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 내 서비스산업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산업에서 새로운 수출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또한 가공무역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내수시장 진출형 구조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수출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체결이 필요하다"며 "한중 FTA는 국내 중소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대중국 수출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