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가뭄으로 인한 곡물 가격 상승에도 지구촌의 식량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곡물 가격발 인플레 우려도 경제 회복에 직격탄이 될 정도로 심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B의 농업 및 농촌 개발 담당 국장인 위르겐 뵈겔레는 "세계는 지금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고 있어 심각한 식량 위기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날씨가 급변하면 상황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상황이 비관적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세계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의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식량 가격은 지난 2007년과 2008년 사이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전세계적으로 천정부지로 상승했던 시점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WB는 현재 회원국들에게 추가적인 곡물 가격 상승에 대비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지난 2007년과 2008년 사이에 일어났던 무차별적인 식량가격 상승의 전조는 아직 없지만 혹시나 모를 미래에 대비해야한다는 조언이다.
뵈겔레 국장은 안정적인 수급기반을 마련해 곡물가격의 급등락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식량 재고를 늘리는 등 빠른 시일 안에 각국 정부가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식품가격의 급등락 현상이 상당기간 유지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식품 가격의 큰 변동성은 농부들에게도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재배 계획을 세우거나 작물의 가격을 책정하기 어려운 탓이다.
뵈겔레 국장은 현재의 곡물 가격 급등락에 대처하기 위해 농부들은 수확량을 늘리고 정부는 빈곤층 보호를 위해 사회보장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F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토마스 헬블링 IMF 연구부문의 책임자도 최근의 곡물가격 상승을 전통적인 공급 총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의 곡물 가격 상승이 수요의 원인이라면 다음 추수에서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역시 위기를 겪은 경험이 있는 각국 정부가 식량가격 안정을 위한 각종 정책을 시행한 덕에 식량위기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헬블링은 "지금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곡물발 인플레 심화 우려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면서 "고전적 공급 충격이 전반적인 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은 주겠지만, 통화 정책에 근본적 영향을 미칠 정도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드류 번 WB 이코노미스트도 "식량 가격 상승이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이 되겠지만 세계경제에 추가적인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