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불과 4년여만에 영업이익률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업계 최고 수준인 독일의 BMW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는 11.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독일의 BMW(11.6%)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기아차 역시 9.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폭스바겐(6.7%), 제너럴모터스(GM, 5.2%), 피아트·크라이슬러(4.4%), 도요타(4.2%)를 앞질렀다.
영업이익률은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금융위기 직전만 해도 4~5%대였던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것은 그만큼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과 판매 단가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몇년 전부터 현대차가 추진하고 있는 제값받기 전략이 브랜드 가치 상승 등과 함께 그대로 적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구소는 현대·기아차가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배경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판매 단가 상승 ▲낮은 인센티브 유지 등을 꼽았다. 연구소는 "유럽재정위기로 인해 유럽 판매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실적이 부진했다.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인센티브 지급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영업이익 증가율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 현대차의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21% 증가했다. 기아차는 25% 늘었다. 이 같은 증가폭은 지난해 대지진 여파 등으로 인해 기저효과를 보이며 30~40%대 증가율을 나타낸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을 제외하면 최고 수준이다.
타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경우 피아트·크라이슬러(20.7%), 폭스바겐(5%) 등 2개 업체만 영업이익이 늘어났고, GM과 르노는 전년 동기 대비 17.5%, 60.6% 각각 감소했다. PSA(푸조-시트로앵그룹)은 적자 전환했다.
특히 연구소는 "위기극복을 현장에서 직접 지휘한 도요타 아키오 사장과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중장기 전략을 추진한 페르디난드 피에히 회장이 도요타와 폭스바겐의 성장을 이끌었다"며 실적 호조를 보인 업체들에서 강력한 경영리더십(액티브 오너십)을 찾아볼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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