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불경기 속에 소매업계의 공룡 월마트가 활짝 웃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경제위기에도 월마트의 성장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월마트 주가는 1999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유럽 채무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25%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 상승률의 3배다.
매출 증가도 뚜렷하다. 13년 전 1370억달러에서 현재 446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40억달러에서 1600억달러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월마트의 성공 요인으로 '디플레이션'을 꼽았다. 불경기에 소비자들이 할인매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 소재 자산운용사 글러스킨 셰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마트를 "디플레이션에 적응한 기업"이라고 전제한 뒤 "월마트는 추락하는 경제에도 영향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고급 물품보다 저가 필수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할인점이 붐비기 때문이다. 불경기에 외식이 주는 점도 월마트의 실적 증가로 이어진다. 불경기에는 흔히들 비싼 식당 대신 할인매장을 찾기 때문이다.
주고객층인 서민의 소비습관도 월마트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서민층은 월초나 월말에 할인점에서 물품을 대량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마이크 듀크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월초만 되면 월마트의 매출이 급증한다"며 "손님들은 자정이 넘도록 쇼핑을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저금리가 지속됐던 2005년 저소득층이 오르는 가솔린 값에 더 무감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서민층은 싼 물건을 찾아 돌아다니면서도 쇼핑은 줄이지 않는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미 할인점 시장의 질주도 지속될 듯하다. 길퍼드증권의 버나드 소스닉 애널리스트는 "2007~2009년 증시가 반토막 나는 와중에도 월마트는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불경기가 할인점에는 호경기인 셈이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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