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7월 넷째주 찾아온 폭염으로 전력 수급에 초비상이 걸렸다.
산업계 등이 동참하는 인위적인 수요 관리를 통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은 겨우 막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주 전력 보릿고개를 넘긴다고 해도 8월 한 두 차례 고비가 닥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관측이다.
27일 한국전력거래소의 예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3시 사이 최대 전력 수요는 7350만kW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간대에 예비 전력은 404만kW, 예비율 5.5%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 한 때에는 예비 전력이 사흘 연속 300만kW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비 전력은 이번주 들어 23일(465만kW) 24일(441만kW) 25일(412만kW) 등 줄곧 400만kW대에 머물렀다. 예비율은 5~6%대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자 불똥이 고리 원자력발전 재가동 문제로 튀었다. 정부는 전력난을 명분 삼아 멈춰서 있는 고리 원전 1호기를 다시 가동하려 한다. "국민 생활을 위해 가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실상 고리 1호기는 내달 초 재가동이 이뤄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성 검사가 담보된 상황인 데다 고리 원전 인근 주민과의 소통을 계속하는 등 어느 정도 명분이 쌓인 상태다. 여기에 자칫 대규모 정전을 야기할 수 있는 전력난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리 1호기가 갖고 있는 발전 용량은 약 60만kW. 이를 수요 관리 비용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30억원 상당이다. 홍 장관은 "60만kW짜리 고리 1호기를 돌리면 하루에 30억원씩을 세이브 할 수 있다"면서 "전력난이 예상되는 다음달 13일부터 100% 화력이 나오기 위해 늦어도 8월3일에는 가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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