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산재보험 업무상 질병 인정범위 확대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산재보험 판정 개선책의 일환으로 업무상 질병 인정 범위가 확대된다.
고용노동부는 25일 "근로자들의 산재판정 과정을 보다 객관화·전문화하기 위해 업무 전반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산재로 인정되는 질병과 유해인자 종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노·사·정이 모두 참여하는 '산재보험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가 고용부 산하에 구성돼 있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산재인정 빈도는 높아진다.
질병의 산업재해 인정 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10여년 전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현재 산재보상보험법 시행령이 인정하고 있는 업무상 질병은 23종이다. 60종 이상을 인정하는 독일이나 50종 이상을 인정하는 일본에 비해 범위가 작다.
특히 '직업성 암'의 경우 석유화학물질에 의한 피부암, 벤젠에 의한 조혈기계암 등 7가지에 대해서만 산재를 인정하고 있다. 산재보상보험법 시행령은 1963년 제정된 뒤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또한 고용부는 실무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업무와 질병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고 산재 판정을 할 때 이 매뉴얼을 적용해 객관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부상과 달리 질병은 보통 업무와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려워 공정성 논란이 지속돼 왔다.
근로복지공단의 조사인력을 확충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기초역학조사 결과가 부실하게 나왔을 경우 산재 인정 가능성도 낮았던 지금까지의 실상을 감안한 대책이다. 이를 위해 고용부는 올 들어 조사인력을 319명에서 349명으로 늘렸다. 공단 산하 인재개발원에서 관련 인력 교육도 하고 있다.
재심사건을 다루는 '산재재심사위원회'가 환자와 유족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토록 하는 방안도 나왔다. 이 업무에 필요한 수당을 늘리고 관련 전문요원도 배치될 전망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업무상 질병 판정과 적극적인 예방노력을 통해 근로자들의 고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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