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대신 약2500년 역사로 추측되는 종이를 재료로 선택한 미술인. 오는 20일까지 전남 고흥 남포미술관(南浦)에서 ‘종이 단면으로 디지털 시대를 그리다’ 초대전을 열고 있는 작가를 서울의 한 조용한 커피숍에서 만나 작품세계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그는 고흐, 샤갈,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 겸재 정선 등 동?서양 미술사를 통해 큰 획을 그은 작가들의 작품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승화해 재탄생 시키는 일종의 풍자화(諷刺?)를 정신적인 배경으로 삼고 있다. 원본을 상기하며 그림을 대할 때 ‘아하!’라고 하는 특성을 발견하고 놀라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일페인팅이 갖고 있는 권위와 엄숙함에 도전하고 명화(名畵)라는 관념에 길들여진 관람자에게 의문을 품게함과 동시에 흥미와 신선함을 제공하고자 한다”는 작가는 이를 “동?서양 미술사 속으로의 되돌아감”이라고 표현했다.
작품들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다소 사회적이고 계몽적이며 개혁적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종이를 붙이고, 썰고, 쌓는 작품이어서 선(線)의 결합이자 집합이라 말 할 수 있는데 반복나열, 비교충돌 등의 연출로 메시지를 전하려 합니다. 붓으로 그림을 그린듯하여 회화적인 요소가 돋보고 손으로 한다는 점에서 공예적이며 조각적이지요”라고 말했다.
종이단면이 갖는 원시적 질박함, 표현성에서 느껴지는 유머와 해학을 자아내며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그는 갖가지 색도화지를 수집하고 붙이고 썰고 다시 붙이는 과정 등을 통해서 회화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미술인 이승오 작가는 중앙대 예술대학 회화학과 및 일반대학원 서양화학과 졸업했으며 갤러리 K, 관훈갤러리, 토탈미술관 등의 개인전과 신소장품전(국립현대미술관)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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