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실업률이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이 경기부양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커졌다. 그렇지만 아직 미국 경제를 위협할 '진짜 폭풍'은 다가오지 않아 연방준비은행이 대담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현지 시간 6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6월중 비농업부문 일자리 창출은 8만개로 예상치 9만개보다는 낮고 5월 실적 7만7000개를 겨우 넘겼다. 이 때문에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8.2%를 유지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8월 9.1%까지 오른 뒤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기업의 고용 확대와 해고 축소 등으로 지난 4월 8.1%까지 떨어졌으나 5월 8.2%로 조금 상승했다
2.4분기중 월평균 일자리 창출 규모는 7만5000개로 1.4분기 22만6000개에 비하면 크게 낮아지면서 실업률을 치솟게 했다.
이는 유럽 국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긴축조치로 경제가 침체하면서 미국 경제에 영향을 준 결과다. 유럽의 수입수요가 줄면서 미국의 수출이 안되고 제조업 생산이 부진하며 때문에 신규고용이 차질을 받았다는 설명이 나올 수 있다. 지난 6월 제조업활동을 나타내는 구매자관리지수가 근 3년 사이에 처음으로 위축된 것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 사안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웰스파고은행 샘 불러드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의 회복 모멘텀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고용 실적은 이번 대선전과 미국 중앙은행의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진한 고용창출 공격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경기부양 조치를 단행해야 할 정당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기준 금리를 인하하거나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리도록 채권매입에 나서는 게 그것이다. 이른바 3차 금융완화 조치다. 오는 8월1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뭔가를 결정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높다.
중국인민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영국중앙은행(BOE)은 마치 합의라도 한 듯이 6일 금리인하와 금융완화 조치를 취한 것도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그러나 과연 돈을 풀어 고용을 창출해야할 시점인가라는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백악관과 의회가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는 부채축소 문제에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은 ‘재정절벽(fiscal cliff)’에서 떨어질 수 있다.재정절벽이란 미국의 재정지출이 갑작기 줄어들어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말하는데 정부가 지출을 축소하면 소비가 줄고 고용창출이 더뎌질 수밖에 없고 실업률은 5월이나 6월보다 급등할 수 있다.
이 ‘재정절벽’에 따른 고실업이라는 거센 폭풍이 다가오지도 않았는데 연준이 벌써부터 고용창출과 경기부양을 위한 ‘대담한’ 카드를 꺼낼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다시말해 재정적자 감축을 둘러싸 정치권의 대립,유럽의 국채위기를 치유할 근본 대책이 없다면 미국이 안고 있는 고용문제는 쉽게 해결하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사라 클라인 애널리스트가 “올해 하반기에 매사가 도약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언급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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