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법 국무회의 의결…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안도 처리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앞으로 보험이나 대출상품에 대해 부풀려 설명하거나 부당하게 권유하는 판매자에게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 등을 심의, 의결했다. 이들 법안은 올해 초 국무회의에서 통과됐지만, 18대 국회가 종료되면서 폐기돼 이번에 다시 처리된 것이다.
우선 금융소비자법에는 금융상품 판매자의 손해배상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험이나 대출상품 등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허위 설명 등 위법행위로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판매자가 이를 배상하도록 했다. 보험설계사가 보장되지 않는 부분을 설명해 보험에 가입시켜 손해가 발생하면 해당 보험설계가 배상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금융상품 판매자는 보장성 상품의 위험보장 범위나 대출상품의 금리, 중도상환 수수료 등에 대한 설명의무와 금융상품 광고규제 등 금융상품 판매자의 준수사항도 규정했다. 판매자가 설명의무나 부당 권유 등 영업 준수사항을 위반하면 판매수입의 0.3%를 곱한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 금융위에서 담당하던 금융분쟁 조정제도도 이 법안에 포함됐다. 소비자가 제기한 500만원 이하의 소액분쟁사건은 분쟁조정 절차를 마칠 때까지 금융회사가 법원에 소송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는 또 이날 소비자 입장에서 금융기관을 감독하고 금융 관련 분쟁을 조정할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신설하는 내용의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금융소비자보호원은 원장 1명과 부원장 1명,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부실 저축은행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상호저축은행법 개정안도 이날 통과됐다. 저축은행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추지 않은 저축은행은 후순위채권을 발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계열사를 통한 부실투자를 막기 위해 동일계열 상호저축은행의 유가증권 투자를 막는 내용도 담겼다. 대주주가 부당한 영향력을 내세울 경우 금융감독원이 직접 검사할 수 있도록 하고, 불법 신용공여나 예금을 받을 땐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대규모 인출 사태 등이 발생하면 금감원과 예금보호공사가 경영지도를 하게하고, 필요한 검사를 공동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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