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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향군인회가 날린 790억 어떻게 만들어졌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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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디윈텍·우경·큐리어스·글로스텍과 수상한 거래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재향군인회(향군)가 최근 손실을 입은 790억원이 지앤디윈텍(지난 1월 상장폐지), 우경(옛 우경철강), 큐리어스, 글로스텍 등 4개 상장사와의 거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4개사는 지난해 4~5월 사이 총 79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는데, 향군 U-케어 사업단장 최모씨가 이 BW의 지급보증을 서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790억원이 4개사에 입금된 날과 같은 날 다시 향군으로 빠져나가는 등 '수상한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이들 상장사와 향군 최 단장 사이에 '검은 거래'가 없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향군과 이들 4개 상장사의 공모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사가 받은 790억, 납입일에 모조리 향군으로= 지난 1월 상장폐지된 전 코스닥 상장사 지앤디윈텍은 지난해 4월 특수목적법인(SPC) 크레딧투어를 대상으로 160억원 규모의 사모 BW를 발행했다. 지앤디윈텍은 당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BW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60억원은 돈이 들어온 4월8일 모조리 향군으로 넘어갔다. 지앤디윈텍이 향군과 1년짜리 물품 및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160억원을 모두 향군에 선지급한 것.


이러한 모습은 다른 3개사의 BW 발행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우경은 작년 4월 크레딧투어를 대상으로 300억원의 BW를 발행했고, BW의 투자금이 납입된 25일 향군과 300억원 규모의 선지급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5월12일 역시 크레딧투어를 대상으로 각각 198억원, 132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한 코스닥상장사 글로스텍과 큐리어스도 돈이 들어온 5월13일에 향군과 물품 및 용역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돈을 선지급했다. 금액도 물론 BW로 투자받은 돈과 같았다.


결국 4개 상장사가 BW 발행을 통해 크레딧투어로부터 투자받은 790억원이 모두 향군으로 흘러들어간 모양새인데,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이 향군의 지급보증이다. 당시 적자를 면치 못하던 4개 상장사는 향군의 지급보증 덕분에 이례적으로 대규모 자금조달(BW 발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향군은 지급보증을 서 준 대신 790억원 규모의 물품 및 용역 공급계약 체결을 약속받은 셈이다.


4개 상장사 모두 크레딧투어가 투자한 돈의 납입일과 향군과의 물품 및 용역 공급계약 체결일이 동일했다는 것도 상장사, 크레딧투어, 향군 간에 사전 합의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당시 4개사 중 한 곳의 주식담당자도 "크레딧투어와 향군 모두 BW 발행을 주관했던 KTB투자증권이 소개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규모 자금조달에도 부진 지속= 4개사가 향군과의 계약으로 실익을 챙기기 어려웠다는 점은 이들과 향군 간 드러나지 않은 거래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킨다. 새로 조달한 자금을 모조리 향군과의 계약에 쓴 상장사 입장에서 물품 및 용역을 공급받으면서 실익을 챙기지 못하면 BW 발행으로 인해 대규모 빚만 추가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


4개사 중 계약 규모가 가장 컸던 우경은 작년 4월25일 향군과 300억원 규모의 철강 원재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일종의 구매대행인 셈인데, 회사측은 당시 매출 향상을 위해 향군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경은 박판, 후판, 무늬판 등의 열연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중소 철강사다.


문제는 내수 철강 원자재 공급의 경우 거의 구매대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 당시 한 대형 철강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수출이면 몰라도 내수 철강재 공급은 모두 직거래로 이뤄져 왔고, 구매대행을 해주는 경우는 없었다"며 예전에 없었던 특이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철강재의 경우 공급가격이 일정해 재향군인회가 구매하더라도 가격을 낮출 수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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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중소 철강사의 경우 구매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물량과 조달시기가 정해지기 때문에 원자재 구매는 마진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요소"라면서 "신뢰가 높거나 내부 사정이 있지 않다면 원자재 구매를 다른 업체에 맡기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총 790억원의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4개 상장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앤디윈텍은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통해 지난 1월 상장폐지됐고, 나머지 3개사는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수년째 적자를 지속했다.




정재우 기자 jj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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