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銀 "물가 수준 지속가능한 성장 위협"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인도 중앙은행(RBI)이 예상 밖의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RBI는 기준금리인 환매조건부 채권(RP) 금리를 8%로 동결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25명의 이코노미스트들 중 RBI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4명에 불과했다. 19명은 0.25%포인트 인하를 점쳤고 0.50%포인트 인하를 예상한 이코노미스트도 2명이나 있었다.
RBI가 예상 밖의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은 그만큼 물가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RBI는 "2011~2012회계연도에 성장률이 상당히 완만해졌지만 물가 상승률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소매 물가상승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RBI는 향후 통화 조치는 물가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국내외 환경 여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5.3% 증가했다. 2003년 이후 최저 성장률이었다. 인도는 거의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등 부양 조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RBI는 지난 4월17일 기준금리를 8.5%에서 8%로 낮췄다. 2009년 이후 첫 기준금리 인하였다. 또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에 시중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25%포인트나 낮춰 4.7%로 인하했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부양 조치를 취했지만 물가도 치솟고 있어 추가적으로 부양 조치를 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의 5월 물가상승률은 7.55%를 기록해 브릭스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인도 루피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달러 대비 루피 가치는 지난 1년간 약 19% 가량 하락했다.
코탁 마힌드라 은행의 인드라닐 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RBI가 성장률을 되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며 "이제 정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RBI의 통화 정책보다는 정부의 재정 정책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낮은 성장률과 높은 물가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인도의 국가 신용등급을 정크 등급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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