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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전국 농심..가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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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한반도가 가뭄 비상이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5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장마는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늦은 6월 하순경에나 올 전망이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월평균 강수량은 36.2mm로 평년(101.7mm)의 36.4%에 불과했다. 올해 5월 월평균 강수량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1978년과 200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적은 기록이다. 특히 경기 서부와 충청 서해안 지방은 평년과 비교해 강수량이 20%에 불과했다. 충남의 경우 강수량 16mm로 평년(101mm)보다 84%가 줄었다. 끌어다 쓸 물도 부족하다. 충남 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전국 평균인 58.5%를 훨씬 밑도는 43.4% 수준이다.

이 때문에 농사가 '위기'를 맞았다. 대부분의 논에서 모내기를 마쳤으나 물이 말라 아우성이다. 정부에서는 충남에 가뭄대책비 25억원을 지원하고 가뭄이 극심한 서산, 태안지역에 관정 80개소를 마련하도록 하는 등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오는 20일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벼가 제대로 자라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해안 일대의 양식장들도 가뭄으로 타격을 입었다. 바지락 양식장이 많은 태안 지역에는 5월 내내 단 한 차례 비가 왔다. 14일 12.4mm가 내린 것이 전부다. 비가 제대로 내려야 육지의 영양분이 갯벌로 흘러들어 바지락이 생육할 수 있다. 태안 근소만 갯벌에서는 바지락 중량이 크게 줄어드는 등 생육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1kg당 110~120개 수준이던 바지락이 최근에는 135개까지 들어간다. 이밖에도 굴, 홍합등이 계속 폐사하고 있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올해 폐사와 조업중단이 내년 바지락 양식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바지락은 6~8월이 산란기인데, 가뭄으로 산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따로 모패를 이식하는 등 내년 조업에 대비하지 않으면 또다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뭄의 원인은 고기압이다. 평년과는 달리 5월 내내 고기압이 힘을 발휘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3, 4월은 강수량이 많았으나 5월 이후 이동성 고기압 영향을 받아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비를 뿌려 줄 저기압이 남쪽 해상에 정체해 있어 한반도가 당분간 고기압 영향권에 있다. 가뭄을 해소해 줄 비는 6월 말이 돼야 기대할 수 있다. 6월 20일 무렵부터는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전국에 100~200mm의 비가 내리는 등 장마철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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