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식 작가와의 대화
철화백자 등 우리의 전통적 이미지와 오드리 헵번 등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스타를 같은 화면에서 이중적 이미지를 나타낸 ‘이중주 하모니’로 주목받았던 작가가 최근 ‘시·공합일’신작을 발표했다. 촘촘하게 뜬 조각보 같은 화면. 평면의 캔버스에 수많은 조각상의 결합은 시간과 공간성을 공유한다. 여기에 동양과 서양의 정신, 고대와 현대라는 시간의 맥락을 테라코타(terra-cotta)에 우리의 오방색을 채색함으로써 이차원 평면과 삼차원 공간을 동시에 느끼는 세계로 묘사해냈다.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서로 다른 특질의 ‘대응’이다. 상이한 것임에도 서로 짝이 된 이 요소들은 관람자에게 깊고도 넓게 트인 추상(抽象)적 정신작용을 열게 한다. 작가도 “시간과 공간은 우리 삶과 예술에서 하나로 융화되고 인식되는 찰나의 순간이고 그것을 지각하고 관조하는 세계가 파라다이스다”라고 언급, 그의 통찰력이 예지에 바탕을 둔 것임을 시사했다. 화면은 달항아리와 비너스 등 소재들이 절묘하게 잘 어울리고 통한다.
시간과 공간에서 생생하고 산뜻한 미학을 건져 올린 작품은 관람자를 흥미와 감동이 어우러진 조화의 세계로 이끈다. 서양화가 김중식 작가는 프랑스 국립미술학교와 파리 그랑쇼미에르 아카데미를 수학했다. 개인전을 21회 가졌고 마이애미(미국), 도쿄(일본), 키아프(KIAF), 화랑미술제,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등 국내외 다수의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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