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터쇼’서 공개된 눈부신 기술의 진화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2012 부산국제모터쇼’가 지난 3일 10일 간의 일정을 끝내고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바다를 품은 녹색 자동차의 항해’라는 주제에 걸맞게 친환경 차량이 대거 공개됐다. 국내외 차량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내놓으며 미래의 키워드인 ‘친환경’에 초점을 맞춰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현대차 ‘아이오닉’, 한국GM ‘쉐보레 볼트’, 닛산 ‘리프(LEAF)’, 포드 ‘올-뉴 퓨전’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친환경 기술력과 최첨단 기술을 내세워 자사 차량의 기량을 뽐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들 차량은 최근 고유가와 환경 및 에너지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 가솔린 차량과 디젤 차량의 연료 효율을 극대화해 녹색기술의 향연을 선보였다.
현대차 ‘아이오닉’-모터·엔진 동시가동땐 700km주행
현대차에서 내놓은 ‘아이오닉(HED-8)’은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개발한 미래형 콘셉트카다. 이 차량은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를 기반으로 현대차의 친환경 기술력과 첨단 신기술이 적용된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 모델이다.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는 외부 전원을 쓸수있는 충전장치와 엔진을 함께 탑재한 전기차로, 기본적으로 전기차 모드로 주행하다 배터리 소모시에는 탑재된 엔진을 이용해 제너레이터를 구동, 배터리를 충전함으로써 항속거리를 증대시킬 수 있다.
‘아이오닉’은 80kW의 전기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 3기통의 1.0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전기차 모드로 주행 시 120km, 모터와 엔진 동시 주행 시에는 최대 7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쿠페 스타일의 4인승 해치백 형태를 갖춘 ‘아이오닉’은 날렵하면서도 근육질의 볼륨을 갖춘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움과 역동성을 강조했다.
한국GM ‘쉐보레 볼트’-배터리 소진땐 발전기 가동
‘쉐보레 볼트’는 전기충전 구동방식의 플러그 인 전기자동차로 장거리 운행이 가능하며,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610km에 이른다. 특히 배터리가 소진돼도 추가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전기 충전만이 유일한 동력원인 다른 전기 차량들과 볼트를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다.
16kWh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기구동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GM의 혁신적인 볼텍(Voltec) 동력 시스템을 탑재, 처음 최대 80km까지 일체의 배기가스 배출없이 전기로만 주행이 가능하며, 일반 가정에서 240V 전원을 이용하면 약 4시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배터리가 소진된 후에는 차량 내 장착된 1.4리터 가솔린 엔진이 발전기를 가동시켜 발생한 전기로 운행 장치를 구동해 추가 주행이 가능하다. ‘쉐보레 볼트’는 370Nm의 최대 토크를 기반으로 제로백 (0km/h쭻100km/h) 도달 시간은 약 9초, 최고 속도는161km/h다.
닛산 ‘리프(LEAF)’-배출가스 제로 유럽서 인기
닛산의 ‘리프(LEAF)’는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제로 에미션: Zero Emission) 모델’로 고성능 파워 트레인과 플랫폼이 탑재된, 중형 5인승 5도어 해치백의 친환경 전기자동차다. 이 차량은 컴팩트 리튬 이온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100% 전기로 움직이며, 기존 내연엔진과 달리 시동 순간부터 최대 토크를 전달해 부드럽고 균일한 가속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 한번의 충전으로 175km(유럽, NEDC 모드)를 갈 수 있다.
배터리 충전 시에는 일반 충전, 고속 충전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고속 충전의 경우 30분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배기가스 배출 제로의 이동수단 구현을 위해 탑재된 최신 IT시스템은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차량의 주행가능 범위와 충전소를 내비게이션에 표시한다.
양산형으로 고안된 ‘리프’는 실제 디젤차량과 비교할 때, 총 유지비용이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환경에 민감한 소비자들이라면 주목해 볼 만 한다. 닛산은 2020년 안에 글로벌 전체 자동차 시장의 약 10%가 전기 자동차 시장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추가 전기 자동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판매 및 보급에 있어서는 충전시설을 포함한 인프라 시스템 구축이 선제돼야 하므로, 국내 출시는 아직 미정이다.
포드 ‘올-뉴 퓨전’-전기모드 시속 99km 실현
‘올-뉴 퓨전’은 포드의 ‘One Ford’ 전략 하에 만들어진 글로벌 제품군에서도 가장 최신의 모델이다. 이 차량은 1.6L, 2.0L 에코부스트 엔진 및 하이브리드 엔진을 모두 구현한 중형 세단으로 고출력, 고연비 및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올-뉴 퓨전 하이브리드’는 2.5L 엔진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면서도 사이즈를 줄인 2.0 직렬 4기통 올-뉴 앳킨슨 사이클 엔진을 사용해 동급 최강인 도심 20km/L(47mpg, 미국 연비 기준), 고속도로 18.7km/L(44mpg)를 실현했다.
여기에 새로운 리튬이온 배터리 채용으로 차량 무게를 줄이는 반면, 전기모드에서의 최고속도는 99km/h로 향상됐다. 또한 새로운 전자식 파워 보조 스티어링 휠(EPAS), AWD 옵션 등을 통해 더욱 향상된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한다.
‘올-뉴 퓨전’은 센서와 카메라, 레이더 기술에 기반해 주행 환경에 대한 차의 반응성을 높였다. 특히 운전자의 반응 정도에 따라 세 단계에 걸쳐 작용하는 올-뉴 퓨전만의 차선이탈방지(Lane Keeping System) 기능은 운전자의 안전 주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올-뉴 퓨전’은 2013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전기차량의 경우 국내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다. 순수 전기자동차의 경우 아직까지는 배터리의 성능이 개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도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또한 현재 시판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의 경우, 일정 시간 사용 후 배터리 교환 문제는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고가의 배터리 교환과 폐기 배터리의 친환경적인 처리 문제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전기차가 향후 기존 차들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많은 애널리스트들도 아직은 전기차가 구매자의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기엔 부족한 면이 적지 않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기차 성장 가능성에 따른 자금 지원을 받은 몇 군데 중소 규모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문을 닫았고, 몇몇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은 크린카의 판매 실적도 기대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코노믹 리뷰 이효정 기자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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