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다음달 17일 그리스 총선을 앞두고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30일 세계 주요 은행들의 그렉시트(Greece+Exit) 상황 가능성 및 파장에 대한 보고서를 소개했다. 세계의 주요 투자 은행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어떠한 일들이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앞 다퉈 내놨다. 주요 은행들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할 확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며, 유럽 및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 또한 심각한다는 결론들을 내놓고 있다.
◆노무라 증권 : 현재까지의 정치 흐름을 감안했을 때 그리스가 내달 17일 총선 뒤 유로존을 떠나는 상황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노무라는 29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그렉시트 확률을 50% 이상으로 전망했다.
노무라는 그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올해 가을쯤 유로화의 환율은 1유로=1.15달러, 90엔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독일의 5년물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10년물 국채도 1%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시티 그룹 : 시티그룹은 지난 23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그렉시트 확률을 50~75%로 예상했다. 시티는 그렉시트 발생하더라도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공격적인 대응에 나설 경우 그 파장은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티는 그렉시트 발생시 필요한 조치로 추가적인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금리인하, 긴축정책 완화, 범유럽 차원의 예금자 보험제도 시행, 범유럽 차원의 은행 재자본화(증자), 새로운 구제금융 패키지제 도입,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구제금융 확대 등을 들었다.
시티그룹은 미국의 경기민감주(원자재 소재, 통신, 소비 내구재, 자본재)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전통적인 경기방어주(식품, 음료, 담배, 의약품, 생활용품)도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 : 모건 스탠리의 24일 보고서에서는 유로존 이탈 가능성을 35% 가량으로 예측해 비교적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하지만 과거 25%로 예측했던 것에 비해서는 그 가능성을 높였다. 그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에 사태가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그렉시트 발생시 환율이 급락해 1유로=1.1달러 또는 그 이하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주가는 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남아있는 유로존 지역들의 보다 강력한 정책 대응 방안을 내놓음에 따라 금융주 및 유로존 국가들의 주식들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금리는 일본 국채 금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와 스위스 프랑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 스탠리는 그렉시트가 벌어지면 금융주와 경기민감주의 경우 35%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소시에테 제너랄 : 소시에테 제너랄은 25일 보고서를 통해 질서있게 그렉시트가 진행될 경우 주가는 10% 하락에 그칠 수 있지만, 무질서한 이탈이 발생할 경우에는 2년간의 유로존 기업들은 2년간 영업적자에 시달릴 것이며 경기악화 우려 속에서 국채 금리는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시에테 제너랄은 무질서한 그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Euro STOXX 50가 50%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 골드만삭스는 28일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가 일방적으로 유로존을 탈퇴하고 드라크마를 도입할 경우, 유로존이 상당한 경기부양책을 내놓더라도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는 2%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독일의 금리가 1~1.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최악의 시나리오에는 현재 240.56 수준인 STOXX Europe 600지수가 2009년 최저점인 158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JP모건 : JP모건은 지난 18일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가 드라크마를 도입할 경우 자본 이탈 등으로 1유로=1.1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그렉시트로 인해 혼란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가가 두 자릿수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