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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수명 연장의 꿈 가능하게 하는 '동물생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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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수명 연장의 꿈 가능하게 하는 '동물생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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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사람에 의해 사육된 후 사람에게 고기와 계란을 공급하는 가축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특히 계란은 사람에게 꼭 필요한 단백질을 비롯한 다양한 영양분을 포함하는 완전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닭은 사람에게 단순한 먹거리에서 벗어나 동물을 이용한 생명공학 연구에도 이용되고 있다. 특히 동물을 이용한 단백질의약품 생산과 가축 질병을 조기에 감별할 수 있는 지표동물로 이용가치가 높다.


의약품을 포함한 의료기술 발달은 사람의 수명 연장을 가지고 왔으며 단백질의약품은 1970년대 후반 인위적으로 생명체의 유전정보가 들어 있는 유전자를 재조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능해졌다. 계란 한 개는 대략 4g 정도의 고형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닭은 하나의 제약 공장(bioreactor) 동물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 추이를 고려해 볼 때 머지않은 미래에 계란에 의료용 단백질을 분비하는 형질전환 닭이 개발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형질전환 닭이 개발되면 공장이 아닌 닭이 생산한 계란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단백질의약품을 얻고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닭은 단기간 대량 번식이 가능하며 사양 관리의 자동화가 가능해 실험동물로서 가치가 있다.


한편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급격한 지구 환경 변화는 사람을 포함한 생태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신ㆍ변종 바이러스 출현을 야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질병 발생 영역의 경계선이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더불어 자동차를 포함한 이동수단의 발달로 바이러스 매개체가 되는 사람뿐 아니라 가축을 포함한 다양한 물건의 이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가축 질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빨라져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가축 전염병에 의한 축산업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는 전파된 바이러스가 기존 환경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가축질병은 조기식별 개념보다는 질병발생 후 처리에 맞추어져 있다. 물론 백신과 소독 등 예방 활동을 통해 질병 발생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이러한 방법들은 질병 발생 차단에는 한계가 있는 관계로 질병 발생 시 질병을 조기에 식별하고 이들의 전파 방지 및 치료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매우 이상적인 방법이다.


닭의 질병 가운데 발생 시 경제적 및 사회적으로 큰 피해를 발생시키는 조류 인플루엔자(AIㆍAvian Influenza)는 숙주인 철새로부터 닭과 돼지를 포함한 가축, 심지어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질병의 심각성에도 AI에 대한 예방 백신은 아직 없으며, 축산 현장에서 AI 발생 시 매몰과 소각 등 수동적 대책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AI 등 가축 질병을 조기에 식별할 수 있는 동물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질병 감염을 조기에 식별할 수 있는 지표동물 개발의 성공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다.


동물생명공학 기술은 가축 질병 감염 시 일어나는 체내의 생리적 변화를 감지하여 사람에게 인식하게 할 수 있는 지표동물, 즉 질병에 반응하여 동물의 털, 눈동자, 피부의 색깔 변화가 일어나는 형질전환 동물 개발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이런 지표동물이 개발되면 기존의 질병 검진에 필요한 채혈과 시약을 통한 검진이 아닌 지표동물의 외관적 변화를 통한 질병 조기 식별이 가능한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동물생명공학 기술은 우리에게 꿈 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어 주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우리의 미래를 보다 풍요롭게 해 줄 수도 있다.


변승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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