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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신분세탁 범죄 극심…'제2의 오원춘' 어떻게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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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수원 20대 여성 살해 사건 등 국내 체류 외국인에 의한 강력 범죄가 빈발하자 '외국인 혐오(Xenophobia)' 현상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신분관리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뒤 한국인으로 행사해 온 외국인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윤중기)는 지난 1월부터 4월말까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공조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타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출입국하거나 적법 체류자 또는 대한민국 국적자인 것처럼 신분세탁을 시도한 외국인 등에 대해 집중 단속을 실시한 결과 총 20명을 공문서위조,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입건해 이중 12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2명을 지명수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검찰이 밝힌 신분 세탁 범죄의 유형은 다양했다. 우선 범죄를 저질러 강제 퇴거된 후 출입국이 규제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가짜 신분증ㆍ여권을 만들어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에 입국한 사례다. 실제 A(45)씨는 지난 2003년 남편과 공모해 살인죄를 저지른 후 징역3년ㆍ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강제퇴거된 후 입국이 규제되자 2010년 11월 중국 현지 브로커를 통해 중국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신분증ㆍ여권 등을 만든 뒤 이를 이용해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에 입국하는 데 성공했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A씨는 입국한 후 외국인등록까지 한 후 허위 신분으로 된 외국인등록증을 가지고 다니면서 버젓이 국내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류ㆍ취업을 목적으로 신분 세탁을 한 사례도 있다. B(41)씨는 1998년 7월 입국 후 체류 기간 만료에 따라 불법 체류를 하던 중 자신을 딸처럼 아끼던 국내인 이모씨의 도움으로 2008년 3월 이씨의 연락이 끊어진 딸로 위장해 주민등록증ㆍ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한국인 행세를 했다. 그는 여권도 발급받아 중국으로 드나드는 등 국내외에서 이씨의 딸 행세를 하다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우리나라 국적 취득을 위해 국내인과 친족 관계인 것 처럼 위장한 경우도 있다. C(63)ㆍD(60)씨 부부는 2007년 11월 국내 입국 후 국적 취득 알선 브로커에게 의뢰해 한국인 박모씨의 친자인 것처럼 위장해 국적을 취득했다 이번에 들통이 났다. 이 부부는 브로커를 통해 허위로 작성된 중국 호구부 및 친속관계 공증서를 발급받는 한편 박씨의 친자로부터 채취한 유전자 감정 시료와 자신의 시료를 바꿔치기해 사설 유전자 감정 기관으로부터 박씨와 친자관계에 있다는 감정까지 받아 이를 근거로 귀화 허가를 신청해 각각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는 치밀한 수법을 썼다.


출생 신고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출생 신고를 한 뒤 멀쩡히 대한민국 국민 행세를 한 경우도 있었다. 인천지검이 이번에 구속 기소한 E(57)씨는 1992년 입국 후 불법 체류하다 허위로 출생 신고를 해 우리나라 호적에 김모씨로 이름을 올려 놓고 한국인 행세를 했다. 현행 제도상 보증인을 세우고 서류를 제출하면 신고를 받아 주고 있어 출생 신고를 받아 주는 '인우보증'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브로커를 통해 가짜 보증인을 동원해 출생신고를 한 것이다.


그는 결국 허위 출생신고, 사기로 구속된 후 실형을 받고 1997년 4월 강제 퇴거당했다가 2005년 10월 중국 여권으로 재입국한 후 허위의 호적이 말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자 다시 김모씨로 행세하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여권, 주민등록증, 면허증을 발급받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서 체류할 때는 대한민국 국민인 김씨로, 중국에서 체류할 필요가 있으면 중국 이름을 사용하여 이중 신분으로 생활하면서 양국에 각자 차려 놓은 회사를 이용해 한국회사에서 중국회사의 직원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중국인들의 밀입국을 돕기도 했다.


북한 이탈주민인 것처럼 가장해 입국한 후 정착금 지원을 받은 유형도 있었다. 이번에 불구속된 F(24)씨는 1987년 북한에서 태어난 중국 국적 화교였지만, 탈북자로 인정받아 한국에 가면 돈과 집을 지원해 준다는 소문을 듣고 2008년 8월 북한 출신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입국해 정착지원금 등 2400여만 원을 지급받다가 적발됐다.
반면 한국인이 외국인으로 역신분세탁한 사례도 적발됐다. G(62)씨는 2009년 12월 관세법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중국으로 밀항해 불법체류하던 중 가족이 보고 싶지만 귀국할 수 없게 되자 중국 현지 위조브로커를 통해 중국인으로 위장해 신분증ㆍ여권을 발급받아 2011년 12월 중국인 행세를 하면서 우리나라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을 시도했다가 적발됐다.


이처럼 '신분세탁'을 통해 몰래 입출국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우선 국내외 신분관리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중국의 호구부(戶口簿)가 전산화되어 있지 않고 관리가 허술하며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방법으로 쉽사리 성명, 생년월일 등을 변경할 수 있다. 또 위조 브로커를 통해 손쉽게 타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신분증을 위조할 수도 있어 신분세탁이 용이하다.


이에 따라 사건 수사를 통해 국내에 불법체류하고 있거나 강제퇴거된 전력을 가진 다수의 외국인들이 본국의 호적 변경, 타인의 인적사항 도용, 신분증 위조 등 다양한 수법을 동원해 국내 입국은 물론, 체류 및 취업자격 취득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신분 관리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대한민국의 국적 취득을 위해 허위 출생신고, 허위 유전자감정 등을 이용하는 수법도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불법 신분세탁사범은 출입국질서를 근본적으로 교란하는 범죄일 뿐 아니라, 위와 같은 신분세탁사범이 추가 범행을 범하는 경우에는 범인의 식별을 어렵게 하여 치안 공백을 발생시킬 위험이 큰 범죄"라며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공조해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신분세탁사범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단속을 시행해 나갈 예정이며, 출생신고ㆍ국적취득 등 신분 취득 제도의 미비점 보완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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