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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문화재단, 배당 포기한 주식거래 논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8초

금호석유화학 지분 팔고 금호타이어 유증 참여
재단 이사장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확보 지원
공익법인 설립 취지와 정면 배치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매년 10억원 가량을 배당받을 수 있는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처분하고, 워크아웃 중인 금호타이어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수익의 상당 부문을 차지하는 배당을 포기하면서까지 무배당 주식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당장 손해가 불보듯 뻔한 이 거래가 추진되고 있는 이유는 재단 이사장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재단의 자금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보유중인 금호석유화학 보통주 48만5060주(1.59%)를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내거래를 통해 하루 많게는 10만주 내외를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조만간 매각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금호석유화학의 종가가 11만4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재단은 지분 매각으로 55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재단은 이 돈으로 최근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으로 부터 승인받은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금호그룹 문화재단, 배당 포기한 주식거래 논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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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1800억원의 유증을 실시하고, 박삼구 회장과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제3자 배정방식으로 1130억원을 투입하는 지원안을 승인한바 있다.


박삼구 회장 등은 이번 유증에 개인 보유 자금을 활용해 약 7%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670억원은 재단을 동원해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재단은 지난달 주무관청으로부터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금호타이어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긴 재산처분을 승인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공익법인의설립운영에관한법률에 따르면 공익법인이 재산을 처분할 때는 주무 관청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재단이 보유한 주식을 재단 이사장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업하지 않아야 한다는 재단법인 설립 취지와 관련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으로 문화재단이 보유중인 석유화학 지분을 매각한 것이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가 1977년 설립했다. 후학양성을 위한 장학재단으로 시작했고 뒤를 이은 장남 박성용 명예회장이 문화예술 분야로 그 활동폭을 넓혀왔다. 박성용 회장은 직접 재단 이사장에 취임, 문화예술계의 후원자로 왕성하게 활동하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30여년간 문화예술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온 재단을 개인적 목적을 위해 자금줄로 동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선대에서 부터 이어진 그룹의 전통적 가치가 훼손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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