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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또 다시 손도끼에 휘둘린 해양주권

시계아이콘01분 06초 소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농림수산식품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4명이 어제 새벽 중국 선원들이 휘두른 손도끼와 낫 등에 찔려 크게 다쳤다. 지난해 12월 해경 소속 고(故) 이청호 경사가 중국 선원의 칼에 찔려 숨진 지 넉 달 만이다. '죽기 살기 식'으로 단속에 저항하는 중국 선원들의 공격에 또 다시 공권력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꼴이다.


중국 선원들의 흉포한 행태는 일과성이 아니다. 자국민의 범법 행위를 묵인, 방조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태도가 문제다. 단속과 처벌을 강화한다는 말뿐이다. 특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불과 넉 달도 안 돼 불상사가 재발했다. 달라진 게 전혀 없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안이한 태도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이 경사 순직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외교적 대응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단속 함정과 장비 보강, 인력 확충, 총기 사용 허용 등을 골자로 한 종합대책도 내놨다. 그러나 외교적 대응은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남북관계와 교역 문제 등으로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압장비 보강과 인력 확충 등도 그렇다. 해경과 달리 이번에 피해를 입은 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의 진압장비와 보호장구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이번 사태도 방검복도 없이 진압봉만 들고 도끼와 낫을 든 중국 선원들과 맞서다 빚어졌다. 예산 타령만 할 뿐 제대로 보강을 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회는 불법 중국 어선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배타적경제수역(EEZ)법 개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부실한 대응이 화를 자초한 것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총기 사용 등 불법 행위와 극악한 폭력에 상응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해 우리 바다를 아예 넘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인력 확충과 진압장비 보강을 서둘러야 한다. 중국 정부에는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식의 소극적 대응에서 벗어나 보다 실효성 있는 외교적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항의와 유감을 반복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국회가 EEZ법 개정안을 당장 처리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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