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급 YF쏘나타의 위력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자동차의 중국생산법인인 베이징현대가 중국 진출 10년 만에 순익 1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1조1770억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베이징현대가 본격 가동을 시작한 2004년 2574억원보다 4배 가량 늘어난 것이며 전년대비로는 25.9%(9352억원) 증가한 숫자다.
이와 함께 기아차의 중국법인인 둥펑웨다기아가 지난해 294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설영흥 현대차 중국사업담당 부회장은 이달 중순 베이징현대를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베이징현대의 순이익 1조원 달성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베이징현대의 순이익 1조원 달성은 판매대수가 크게 늘어난 데다 단가가 비교적 높은 상위 차급의 비중 확대가 큰 역할을 했다.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73만9800대를 중국시장에 판매했다. 2010년 70만3008대보다 4만여 대 가량 늘면서 사상 최다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엘란트라(11만3386대)와 위에둥(아반떼HD, 19만995대), 밍위(EF쏘나타, 2만9546대)를 비롯해 투싼과 ix35(투싼ix) 등 SUV가 각각 5만1188대와 10만3023대 판매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주력 차급이 준중형 이하에서 중형으로 변하기 시작한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4월 선보인 YF쏘나타는 초반 걱정을 딛고 9월부터 월판매대수가 1만대를 훌쩍 넘기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베이징현대의 주력차종을 준중형인 엘란트라ㆍ위에둥에서 중형인 쏘나타로 바꾸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위 차급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의선 부회장은 쏘나타 출시 이후 판매대수가 6000~7000대 수준에 머물자 같은 해 8월 베이징현대로 날아가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9월부터 판매대수가 1만대 수준으로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출시 초기 6000여 대에 불과했지만 6개월 만에 1만대 이상으로 성장했다"면서 "다른 메이커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정착했다"고 자평했다.
23일부터 열리는 베이징모터쇼에서도 현대차는 중국형 아반떼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현지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설 부회장을 비롯해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양웅철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등이 모터쇼 행사장을 방문했다.
현대차는 올해 7월께 중국3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올해 매출과 순이익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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