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선거는 전형적인 '모 아니면 도' 게임이다. 승자와 패자간의 희비가 너무도 극명하게 갈린다.
4·11총선의 당선자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낙선자는 어느새 이름조차도 가물가물 할 정도로 존재감이 사라졌다.
그렇지만 낙선했다고 끝은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낙선자들의 행보는 크게 세가지다.
다음 선거를 노리는 '절치부심형', 본업으로 복귀하는 '정치포기형', 대선을 겨냥한 '새 자리 찾기형' 등이다.
◆차기 선거운동 이미 시작했다? = '절치부심형' 낙선자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벌써부터 다음 선거를 준비중이다. 가깝게는 2014년 지방선거, 멀게는 4년후인 20대 총선을 겨냥하고 있다.
충남 논산ㆍ계룡ㆍ금산에 출마했던 김종민 전 민주통합당 후보는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오전 6시께 사무실로 출근해 낙선인사를 다니고 있다. 그는 동시에 선거운동 과정에서 모아둔 여론조사 데이터, 민심동향 데이터 등을 체계화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정태근 전 무소속 후보(서울 성북갑) 역시 '자전거 민생탐방'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식 전 무소속 후보(서울 관악갑)도 낙선인사를 다니며 차기를 도모하는 중이다.
송영선 전 새누리당 후보(경기 남양주갑), 같은당 정진석 전 후보(서울 중구) 등도 암중모색하면서 20대 국회 입성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정치는 이제 그만"..본업으로 '컴백' = 일단 정치를 접고 서둘러 본업으로 복귀하는 경우도 많다. '정치포기형'이다.
특히 법조인이나 의사 등 소위 전문직 출신 중에 이런 유형이 유독 많다. 쉽게 말해서 '돌아갈 자리'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갑에 출마했던 이범래 전 새누리당 후보는 18대 임기가 끝나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법무법인 홍윤으로 돌아가 변호사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 광진을에 나섰던 정준길 전 새누리당 후보, 참여정부 법무비서관 출신 박성수 전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송파갑) 등도 변호사로 돌아간다.
의사 출신 신상진 전 새누리당 후보(경기 성남 중원)도 일단 본업으로 컴백하기로 했다.
◆"금배지가 전부는 아니다..진짜 큰 판은 지금부터" = 12월 대선을 향해 '또 다른' 자리를 도모하는 낙선자도 많다. 대선에서의 역할을 발판으로 '화려한 재기'를 노리는 경우다. 금배지 못지 않게 중요한 당권 또는 고위 당직이 목표다.
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의 경우 19대 국회 당선자 못지 않게 역할이 크다. 이미 당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아 '대선팀' 구성작업을 지휘중이다. 새 지도부가 꾸려진 뒤에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권행보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 손수조 전 후보(부산 사상)는 전대 준비위원으로 선발됐다.
서울 강남을에서 낙선한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역시 당권 도전을 놓고 고민중이다.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던 문성근 민주당 대표대행 또한 '광장정치'를 시작으로 당권 행보를 시작했다.
낙선자들의 이런 움직임은 오는 5~6월에 열릴 여야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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