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포트폴리오 조정·달라진 기업문화 등 강연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두산그룹은 인재를 어떻게 키우나?”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비즈니스스쿨) 강단에 선 박용만 두산 회장이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두산의 기업문화와 발전과정 등에 대한 박 회장의 40여분간 강연이 끝나고 큰 박수가 터진 직후였다.
박 회장은 “임직원을 하나의 소모품으로 보지 않고 양성해서 회사와 같이 커 가도록 한다”며 “성과를 평가할 때도 그 사람의 부족한 점을 어떻게 채우느냐 하는 점을 중시한다”고 답했다.
박 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따뜻한 성과주의'가 바로 두산그룹 인재 육성 전략의 핵심이다. 단순히 결과만 놓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좋은 시도는 인정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 상호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급속한 성장을 이룬 회사로서 기업문화 정착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와 기업 인수로 인한 시너지를 어떻게 만드냐는 질문도 나왔다.
박 회장은 “현재 두산에서 일하고 있는 임직원들 중 90% 이상이 두산에 합류한 지 10년이 안돼 과거의 문화를 갖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현재 새로운 기업문화를 갖추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을 그룹의 비즈니스 방향으로 정한 뒤 관련 기술이나 업종 중심으로 인수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큰 시너지가 발생했다”고 답변했다.
공식적인 질의응답이 끝난 뒤에도 강연장을 떠나려는 박 회장에게 청중들이 다가와 궁금한 점들을 묻기도 했다.
이날 박 회장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교수 및 학생 등 청중 400여명을 대상으로 짧은 기간에 내수 중심의 소비재 기업에서 글로벌 인프라지원 기업으로 변신을 이뤄낸 두산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글로벌 성장을 이룬 두산'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이날 강연에서 박 회장은 두산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선택한 이유와 변화 과정, 변화 이후 달라진 기업 가치와 문화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박 회장은 두산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면서 가장 빠르게 변신하고 성장한 회사”라며 “포트폴리오 조정은 글로벌 무대를 기반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성장 가능한 비즈니스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 결과 두산은 소비재와 인프라부문의 매출 비중이 1998년 67대33에서 지난해 15대85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화를 거치면서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12%에서 58%로, 전체 직원 가운데 해외 직원 비중은 0.2%에서 49.5%로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두산이 이러한 변신과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으로 ▲리스크에 대한 냉철한 분석에 기반해 위험을 관리하면서 의사결정을 한 점 ▲내부 자원뿐 아니라 외부 자원까지 적극 활용해 문제를 해결한 점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의사결정을 한 점 ▲한국에 뿌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서 동서양 구분 없이 조직을 운영한 점 등을 꼽았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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