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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승부처 '숨은 5% 표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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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1 총선, 여론조사 응답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관건
대체적으로 야권에 유리..투표율 60%가 승부의 분수령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4ㆍ11 총선을 이틀 앞둔 여야는 총선의 승패를 가를 막판 변수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민심'의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숨은 5% 표심(票心)'으로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자신의 지지를 밝히지 않는 유권자들이 전체 유권자의 5~10% 내외를 차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총선처럼 박빙의 승부가 이뤄질 경우 숨은 표의 향방에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 정치권이 숨은 민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숨은 표'의 영향은 야권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여론조사에서 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확실한 의사 표시를 하는데 반해 야권 지지자들은 이를 감추는 경우가 많아 기본적으로 숨은 5% 표는 야권에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도 "부동층이 움직인다면 '정권심판론'이 기본쟁점인 이번 총선에서 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0년 강원도지사 선거 때나 지난해 4ㆍ27 재보궐 선거 당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들은 야당 후보들을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앞섰지만 실제로는 각각 8.2%포인트, 4.9%포인트 차로 크게 패했던 전례가 있다. 2010년 인천시장 지방선거 때도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최대 20%포인트 앞서 낙승이 예상됐지만 7.4%포인트 차이로 패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지 않은 '숨은 표심'이 승패를 가른 것이다.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오히려 경합지역이 더 늘어나며 정치권은 막판 부동층 표심 잡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총선처럼 접전지가 많은 경우 '숨은 표'가 선거 승패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수 있기에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막판 유세에 나서고 있다.


'김용민 막말 파문'에 '문재인 사저 논란' 등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민주통합당은 보수층의 결집을 우려하며 적극적인 투표 독려에 나섰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9일 "새누리당 지지층은 거의 100% 결집했다"며 현 상황을 '비상상황'이라고 규정한 뒤 "반값등록금을 19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기초노령연금을 두 배로 인상하겠다"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새누리당도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이혜훈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를 분석하면 많은 차이가 있다"며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언론에 보도된 수치에서 많게는 8%, 어떤 지역은 10% 이상 빼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한 것이다.


'숨은 5% 표'의 향방은 투표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투표율이 60%가 넘는다면 숨은 5%가 나와 야권을 지지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 역시 "보수층과 '나는꼼수다'를 지지하는 젊은세대 중 어느 세력이 지지층을 결집시키느냐에 따라 숨은 5% 효과가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숨은 5% 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 부소장은 "숨은 표라는 것은 사회적으로 억압된 분위기에 자기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지 않는 것인데, 현재 우리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억압돼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선거를 2~3일 앞두고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선거 일주일 전에는 공표할 수 없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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