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판매 최대.. 내수 부진 속 수출 호조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현대자동차가 1·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국내외 판매대수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올해를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기아자동차를 합친 판매목표 700만대는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내수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수출 부문 호조로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 예상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경쟁 격화와 자동차시장 수요 정체 등의 영향으로 판매대수에 대한 우려가 컸던 만큼 이번 1분기 성적은 현대차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들 역시 우려가 기대로 바뀐 만큼 올해 현대차가 사상 최고 판매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1분기 국내외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총 106만6660대다. 이는 당초 목표치인 105만대를 초과 달성한 실적으로 1분기 기준 100만대 판매 돌파도 사상 처음이다. 기아차 1분기 누적판매 실적 69만1691대를 합하면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대수는 175만대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기아차는 내수판매 11만6272대, 해외판매 57만5419대 등 총 69만1691대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현대차 판매실적을 지역별로 보면 국내판매는 15만4855대로 7.1% 감소한 반면 해외판매는 91만1805대로 21.6% 증가했다.
특히 해외판매 부문에서 국내 수출물량 증가 폭이 가장 뚜렷했다. 국내 생산 수출은 지난해보다 42.3% 늘었고 해외 현지 생산량 판매는 15.9%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 부진 우려로 국내 생산차의 수출에 힘쓴 결과 판매대수가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해외시장에서 주력판매 모델의 선전도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1분기에 깜짝 판매실적을 올리면서 업계 전문가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호적인 환율과 고유가 속에 신차 출시가 지속되며 브랜드 이미지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자동차 담당 연구원은 “환율 등 대외적인 환경이 현대차에 점차 유리해지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따른 신차 출시 효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견고한 해외판매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판매목표대수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의 올해 판매목표대수는 700만대. 1분기 상대적으로 적었던 영업일수, 주간 2교대제 시행, 노사 대립 등 부정적 측면에도 목표대수의 4분의 1 이상을 이미 초과 달성했기 때문이다.
김형민 우리투자증권 자동차 담당 연구원은 “유럽, 중국 등 내수시장 침체와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라면서도 “상당수의 악재가 이미 반영된 만큼 올해 현대·기아차가 판매목표 700만대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자동차담당 연구원 역시 “내수와 중국 시장이 다소 둔화됐지만 미국 등 여타 지역 호조로 당분간 견조한 판매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앞으로 주력 차종을 앞세워 내수판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쳐 1분기 판매대수가 사상 최고 수준인 175만대를 넘어섰다”며 “다만 감소세에 있는 내수판매 대수 회복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거의 대부분 차종의 판매가 감소했다”며 “이달 출시 예정인 신형 싼타페를 비롯한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의 깜짝 실적 발표로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1분기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관련주의 주가 상승세 대비 현대차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현재 32개 증권사가 내놓은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29만9828원이다.
채희근 현대증권 자동차담당 연구원은 “중국과 유럽의 수요 둔화로 글로벌 자동차주들과 함께 국내 자동차주도 다소 횡보했지만 4월에는 현대·기아차 판매 호조, 미국 자동차 수요 호조, 1분기 실적 발표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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