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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종결자' 권혁세,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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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종결자' 권혁세,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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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27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저축은행 사태 발발로 인해 금융감독원이 한창 혼란을 겪던 시기에 취임한 권 원장은 '금융종결자'를 자처하며 산적한 금융과제 해결과 조직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1년, 보험료ㆍ대출금리 등 금융소비자 권익 개선과 조직 안정 측면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하지만 금융소비자보호원 역할 분담, 한국은행과의 공동검사 문제, 저축은행 구조조정 마무리 등 여전히 넘어야할 이슈가 산적해있다.


권 원장이 취임 직후 맞닥뜨린 당면과제는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였다. 그의 취임 전 일어난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는 하반기까지 이어져, 지난 한 해 동안 16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 부산, 제일, 토마토 등 자산규모가 2~3조원에 달하는 대형 저축은행도 끼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저축은행 비리에 금감원 직원들이 연루된 정황이 여럿 포착되면서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도 하락했다.

권 원장은 부서장의 85%를 물갈이하는 '파격인사'를 통해 업계와의 유착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검사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초기의 혼란은 빠르게 수습됐다. 후순위채 피해자들의 신고를 접수하는 등 저축은행 문제 후폭풍 잠재우기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문제를 실무적으로 수습하는데 권 원장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며 "특히 관련 업무 조사역 90% 이상을 교체한 쇄신 인사는 조직 내부에 업무긴장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지난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주력해 의미있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최근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민생관련 대책의 효율성을 점검한 결과 금리ㆍ수수료체계 개선을 통해 1조원에 가까운 금융비용을 절감했고, 잘못된 금융관행을 고쳐 소비자 부담을 100억원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들의 사회공헌 확대에도 큰 역할을 했다. 틈만 나면 금융위기 이후 큰 수익을 벌어들인 금융기관들이 이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라고 요구, 배당 규모 축소와 사회공헌 관련 자금 조성을 이끌어냈다. 서민생활에 직결되는 자동차보험료, 실손보험료 등도 인하했다.


하지만 그가 1주년 간담회에서 밝혔듯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일단 4개 적기시정조치 유예 저축은행에 대한 조치 결과가 내달 총선 이후 나온다. 저축은행들의 자구노력에도 불구, 일부는 유동성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소비자보호와 관련해서는 금감원 내 금소원 설립 문제, 금융기관 중심의 사고를 소비자 중심 사고로 전환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또 금감원 직원이 금융기관 감사로 나가는 것이 금지되면서 인사적체 문제가 한층 심화된 가운데, 내부 조직 개편을 어떻게 추진할지도 관심사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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