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동양증권 연구원이 교보증권 연구원에 리포트 '표절' 의혹을 제기해 관련업계가 시끌시끌하다.
동양증권 A 연구원은 지난 15일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교보증권 B 연구원의 주가연계증권(ELS) 리포트가 자신의 유형분류와 그에 따른 발행금액, 그래프 등 자신의 것을 고스란히 베꼈다고 주장했다.
ELS는 크게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과 코스피 200지수 등 지수를 중심으로 한 '지수형'으로 나뉜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각각 창의성을 발휘해 상품을 만들다 보니 삼성전자와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동시에 기초자산으로 삼는 등 다양한 ELS가 나오게 됐다.
동양증권 A 연구원은 "ELS유형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지난 2009년부터 지수형, 해외지수형, 종목형, 해외종목형, 혼합형으로 나눠 나름의 분류 기준으로 리포트를 만들어왔다"며 "교보 리포트는 유형 분류와 더불어 발행금액 계산방법, 시장 구분법 등 대부분이 내 기준을 따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HSCEI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에 총 100억원이 들어왔다 치자. 현재로선 삼성전자와 HSCEI 지수에 각각 얼마씩 투입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래서 그는 100억원이 해당 ELS에 유입됐을 경우 삼성전자에도 100억원, HSCEI 지수에도 100억원 투자됐다는 식으로 발행금액을 계산한다. 즉, ELS 발행금액을 누적으로 집계한다는 이야기다.
A 연구원은 "ELS 발행금액을 공모나 사모가 아닌 기초자산별로 누적집계하는 것이나 그래프 유형 등을 보면 내 방식을 고스란히 따라했다"며 "연구원들끼리 시각이 달라 논쟁하는 것은 건설적인 일이지만 이번 일은 논문을 베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B 연구원은 금융투자협회 기준을 따랐다고 해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실제 ELS 발행동향을 A 연구원과 동일하게 지수형, 종목형, 해외지수형, 해외종목형, 혼합형의 5가지 유형으로 나눠 분류, 집계하고 있다. 해당 분류법이 언제 도입됐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A 연구원은 금융투자협회 기준 역시 2009년 자신의 분류방식을 참고해 만든 것이라며 B 연구원은 유형 분류 외에 전반적인 리포트 구성에서 자신의 방식을 차용했기 때문에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처럼 ELS 분류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협회는 "우리가 제시하는 ELS 분류법은 가이던스일 뿐"이라며 "애널리스트들에게 일괄 통일된 기준을 사용하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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