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라는 영화가 상영된 적이 있었다. 이 영화제목에 20대, 60대, 기업이란 세 가지 키워드를 입력하면 ‘20·60은 기업의 미래다’로 바꿔 부를 수 있겠다. 20대와 60대가 어떤 긴밀한 연관성이 있어 기업의 활동과 그들을 엮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을 수 있으나 가만히 이들의 함수관계를 들여다보면 20대와 60대는 미래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동력’이라는 점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변화의 징후만 찾아보면 기업이 미래를 먹고 살 수 있는 대안이 이들에게서 창출된다는 사실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20대는 미래 기업을 이끌어갈 인재들이자 소비자이며 아이디어의 원천이다. 지난해 LG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2011년 대한민국 20대의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의 20대는 사회, 문화,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다.
신제품, 신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청소년기부터 인터넷 등을 적극 활용하면서 스마트폰과 SNS를 적극 이용한다. 청소년기 2002월드컵과 촛불시위, 취업대란 등 다양한 사회, 문화적 현상을 경험하면서 개방적이면서도 경쟁에 민감하고 글로벌적인 시각도 갖춘 세대다. 보고서는 이런 20대를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로 규정한다.
기업 연구소에서 20대를 대상으로 한 이런 보고서를 낸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20대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달리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이 20대의 머릿속에 들어 가보지 않고는 감히 기업의 미래를 논할 수 없다는 인식은 이미 기업들 사이에선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최근 들어 기업은 이런 20대들과 접촉하고 소통하려는 기회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이 20대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의 성격이 나날이 진화하는 모습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10여 년 전만 해도 기업들이 20대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학교 건물 신축이나 장학금 지원 등 물적 지원이 거의 다였다.
지금은 달라졌다. 금전적 지원을 넘어 보이지 않는 소통을 위해 함께 대화하고 함께 놀고 함께 고민하는 자리와 기회들을 많이 만들고 있다. 캠핑과 이벤트 행사, 야구 경기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만이 아니라 자체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한 온라인 공간에서도 이들과의 접촉을 활발하게 시도 중이다.
멘토를 자청해 청년취업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스펙에 매몰되는 청년들에게 손을 내미는가 하면 그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데 앞장서기도 한다. 반면 60대 이상의 시니어들은 고령화 사회에 막 접어들기 시작한 우리 사회의 막강한 소비층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현재는 형성 단계에 있지만 향후 20~30년간 시니어산업은 급격하게 팽창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지금의 시니어들은 이전의 시니어들보다 훨씬 젊고 높은 교육수준과 강한 열정과 의욕을 가진 세대다. 수명연장으로 100세, 150세를 내다보는 사회에서 그들은 여전히 일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기업은 이런 측면에서 시니어들을 바라보고 미래 기업이 나갈 방향과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은 이 세대에게 관련 사업을 다양화 하고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그들이 요구를 충족해 나가는 한편 시니어 시장을 점차 확대해 미래 먹을 거리를 창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또한 이전 어느 세대보다 의욕이 넘치며 전문성을 갖춘 젊은 시니어들을 노동시장에서 어떻게 활용하지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미 실천에 옮긴 기업들도 눈에 띈다.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코드명 ‘2060’에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들이 20대와 60대를 대하는 입장과 전략, 그들을 통해 실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과 프로젝트들을 통해 기업들이 지향하는 미래 비전을 조명해본다.
김은경 기자 ke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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