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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 축산업의 미래 '유전체 선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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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 축산업의 미래 '유전체 선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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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유럽연합(EU) 및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지구 온난화와 같은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우리 축산업의 미래는 결코 순탄하지 않다. 또 국민소득 증대에 따라 안전한 축산물, 기능성 축산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축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효율의 종축 개량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가축의 개량은 상업상 중요한 성장이나 육질 등의 형질을 측정하고 그 형질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한 후 선발된 개체 간 교배를 통해 후대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한우도 이러한 방법으로 선발과 교배를 통해 성공적으로 개량되고 있다.

1974년도 한우 18개월령 수소의 평균 체중은 290㎏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553㎏이었다. 매년 7.3㎏ 증가해 36년간 몸집이 거의 2배로 늘어났다. 근내지방 함량도 개선돼 1등급 이상인 쇠고기를 얻을 수 있는 비율도 매년 3.2% 높아졌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전통적인 한우 개량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1953년 유전물질로 알려진 DNA의 구조가 왓슨과 크릭에 의해 밝혀졌고, 1975년에는 영국의 생화학자 생어(Sanger) 등이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DNA 분석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유전체 정보 분석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유전체 선발이 가능해졌다. 가축의 성장, 마블링(지방분포), 질병 저항성 등 특정 형질과 연관돼 있는 우수한 유전자형을 확인하고 종축을 선발할 때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유전체 선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마커들은 소, 돼지 등에서 5만개 이상의 단일염기다형(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ㆍSNP)을 집적한 SNP 칩이 시판되고 있다. 최근에는 70만개의 SNP가 집적된 칩도 개발돼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고밀도의 SNP 칩을 가지고 각 개체에 대해 유전자형을 분석하면 어떤 형질이 각각의 SNP와 얼마나 연관되어 있는가를 평가할 수 있다.


유전체 선발 방법을 종축 개량에 도입할 경우 유전 개량 정도는 전통적인 개량 방법에 비해 최소 30% 이상 높일 수 있고, 선발 기간을 반으로 단축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도 5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유전체 선발 기술은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선진국 대기업이 홀스타인 젖소의 씨수소의 유전 능력을 평가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우와 돼지를 중심으로 유전체 선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한우의 마블링이나 성장, 돼지의 육질이나 산자수와 관련된 마커들이 개발 중이다.


가축의 유전체 선발 기술은 유전체 해독과 함께 향후 축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유전체 선발 기술은 우량 종축의 조기 선발이 가능해 종축의 개량을 가속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혹자들은 '육종의 혁명'이라고도 한다. 더 나아가 유전체 선발 방법을 활용할 경우 계획교배에 의해 맞춤형 축산물을 만들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소비자가 원하는 축산물에 가장 적합한 유전자형 조합을 가진 송아지가 태어날 수 있도록 어미와 아비의 유전자형 정보를 근거로 계획교배에 의해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소비자의 소비 패턴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가축 개량 기술로 미래에는 내가 원하는 고기를 내 마음대로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태헌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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