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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공천 놓고 지도부 갈등 '몸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9초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여야 정치권이 4·11 총선 공천 결과를 둘러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초기 발표 단계에서부터 지도부와 공심위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본격적인 발표가 시작되면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도 예상돼 총선 승패의 또 다른 변수로 등장했다.


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은 29일 공천 결과 유출과 당 지도부 공천 개입에 반발하며 공천심사 중단을 선언했다. 강 위원장은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마음의 평정심을 찾을 필요가 있으니 시간을 두자"고 말해 업무를 거부한 것. 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공천심사 결과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었다.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3차 공천 결과를 발표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공심위 결정사항을 의결하기 위한 최고위원회를 거치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당 최고위원들이 30~40여 곳의 지역구에 대한 공천심사 결과를 일일이 '스크린'하며 일부 지역에 대한 발표를 보류시키면서 발표 대상지역이 23개로 줄어들었다.


공심위 내부 회의 내용이 의결 전에 일부 언론에 노출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게다가 3차까지의 공천 결과를 두고 '호남 배제론'이 제기되면서 구 민주당계 인사들이 강하게 반기를 들고 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결과에 대해 '호남 물갈이, 민주계 공천 학살, 친노 부활, 특정 학교 인맥의 탄생'이라는 평가가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되자 "심부름하러 온 게 아니"라던 강 위원장은 강력한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당 공심위가 결정한 사항이 당내 계파갈등으로 인해 '자의적으로' 보류되거나 뒤집어지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는 한편, 내용 유출에 대해 공심위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1차 공천 결과를 두고 당 지도부 격인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양상이다. '공천이 쇄신의 화룡점정'이라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말이 '갈등의 화룡점정'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정홍원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은 26일 첫 공천 결과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김종인 비대위원 등의 요구로 27일 비대위 회의 이후로 발표를 연기했다. 이날 비대위에서 정 위원장 등을 밖으로 내보내고 공천 결과에 대해 찬반 토론이 벌어졌다.


부결될 분위기를 보이자 정 위원장은 정론관을 찾아 비대위 의결 없이 공천위의 결과를 발표해버렸다. 이를 TV로 지켜본 비대위원들은 격노했다. 공천자 명단에 대해 전체 부결시키는 강수를 뒀지만, 정 위원장은 공천위원 만장일치로 재의결하면서 공천위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결과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표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재오 의원 등 MB 정부 실세들의 공천 확정을 계기로 새누리당의 인적 쇄신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1차 결과 다음날인 28일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태도가 굉장히 모호하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상돈 비대위원도 공천위가 비대위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을 두고 "당이 우스워졌다"며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혀 집단행동 가능성을 내비쳤다.


비대위가 출범한 후 약 2개월 동안 '쇄신'을 외쳤지만 'MB실세·구인물' 공천으로 쇄신이 물건너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더 나아가 '식물 비대위'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이 비대위 회의 도중 '단독으로' 공천 명단을 발표해버린 것에 대한 불만은 극에 달했다. 비대위와 공천위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권영세 사무총장은 "비대위가 경제민주화뿐 아니라 정치쇄신과 정책쇄신에 할 일이 많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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