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고객 초청행사 열고 특별혜택까지 주며 고객확보 힘써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주택시장 침제 장기화 속에 건설사들이 아파트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지책이 눈길을 끈다. 고객 선점을 위한 전략은 분양가 할인, 금융혜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미분양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던 파격적 혜택은 이제 청약마감 사례를 기록한 서울 강남, 광주, 부산, 세종시 등 신규 분양 아파트에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게 됐다.
24일 견본주택을 오픈한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는 강남권 최초로 중도금 40% 전액에 대해 무이자 융자를 시행한다.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의 분양조건은 계약금 10%, 중도금 40%, 잔금 50%이다. 우선 계약금 10%는 분납(1차 : 정액제 + 2차 10%의 차액분)으로 초기 투입 비용을 줄였다. 계약금 1차에서는 면적에 따라 정액금이 차등 적용되며, 최저 3000만원부터 계약 체결이 이뤄진다. 한편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는 전실에 실천정형 시스템에어컨이 무료로 설치되며, 발코니 확장도 무료다.
롯데건설 분양 관계자는 "소형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데다 강남권으로 진입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적지 않아 금융조건을 완화하여 소비자의 부담을 최대한 덜었다"며 "금융조건 및 각종 다양한 혜택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분양가로 강남권에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갖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견본주택을 연 '광주 어등산 대방 노블랜드'는 정당계약기간에 계약한 고객들에 한해 발코니 무료 확장을 해주고 있으며 중도금 60% 무이자, 매립형 에어컨, 빌트인 가전제품(냉장 냉동고, 오븐 등)을 무상으로 제공해주고 있다.
삼정의 창립 30주년 기념 아파트인 '부산 동원역 삼정그린코아'는 중도금 60% 무이자혜택에 계약금 5+5% 분납할 수 있게 조건을 낮췄다.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친 '세종 엠코타운'의 경우도 중도금 무이자를 실시했으며 3월 분양예정인 세종시 '웅진스타클래스'도 중도금 60%에 대한 무이자 융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진달래 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도곡 진달래'는 최고 51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래미안 도곡 진달래는 분당선 한티역 역세권 단지에 교육여건 등이 좋아 55가구 분양(특별공급 2가구 제외)에 327명이 몰렸다.
삼성물산은 이처럼 청약성적이 크게 좋았는 데도 사후 마케팅에 열중이다. 삼성은 지난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래미안 도곡 진달래 분양상담소(운니동 래미안갤러리)의 청약자 초청행사를 개최했다. 래미안 도곡 진달래의 특장점 등 상세한 상담이 이뤄졌으며, 청약 당첨자들에게는 현장소장의 감사편지 및 기념품 등이 전달됐다.
래미안 도곡 진달래의 청약 초청행사는 통상적인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행사로 보이나 실상은 조금 다르다. 초청행사 대상이 청약 당첨자(57명)와 낙첨자(272명) 등 청약자 329명을 모두 초청했다는 것. 삼성물산 분양 관계자는 "래미안 도곡 진달래 청약자는 강남권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1순위 청약 대상자로 낙첨자들에게는 향후 강남권 래미안 분양 사업장에 대한 청약 유도를 이끌어 낼 수 있어 이런 행사를 주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중에 강남권에서 대치동 청실아파트 재건축(일반분양 122가구), 강남 보금자리 A6블록(1020가구)을 분양할 예정인데, 예비 고객이나 다름없는 낙첨자들을 차후 분양하는 현장의 청약자로 모시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입주를 준비하는 아파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올 6월 입주하는 메세나폴리스(옛 서교자이)는 값비싼 요트회원권에 각종 서비스까지 주기로 결정했다.
난지한강공원에서 요트클럽을 운영하는 700요트클럽과 입주민 540명에게 2년간 회원 혜택을 주는 단체 계약을 맺었다. 연간 회원권이 400만원이 넘는 회원권을 2년간 무료 제공하는 것이다.
메세나폴리스에는 실내 청소 서비스도 제공된다. 가사도우미 40~50명이 대기 중이며 일주일에 한 번 청소를 요청할 수 있다. 또한 입주민 전용 주차공간인 지하 5층 로비에는 발레파킹 요원과 관리사무소에는 보관된 택배를 직접 현관까지 배달해주는 직원이 상주한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최근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성되면서 청약자 한 사람이 아쉬운 실정"이라며 "예비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건설사마다 다양한 마케팅 기법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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