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회사 직원 방산주 투자해 차익 노려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올해 초 북한 영변 경수로가 폭발했다는 루머를 퍼트려 주가를 조작한 용의자가 붙잡혔다. 용의자는 국내 굴지 대기업계열 자회사의 한 직원으로 각종 방위산업 관련주 등의 주가급등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
2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 범죄수사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A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B직원의 주가조작 혐의를 포착, 조사한 결과 지난달 6일 증시를 혼란에 빠트린 북한 영변 경수로 폭발 루머의 진원지가 B씨임을 밝혀냈다.
이 직원은 누리플랜, 한일단조, 스페코, 휴니드, 퍼스텍, 빅텍, 풍산 등의 방위산업 관련주와 대봉엘에스, 대정화금, 유나이티드제약, 크린앤사이언스, 웰크론 등의 방사능 노출 관련주와 선물옵션 등에 약 20억원을 투자해 거액의 차익을 노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선물 및 풋옵션 등 관련시장을 점검해 이를 노리고 의도적으로 루머를 퍼트린 세력이 있었는지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즉각 발표한 후, 이를 작전세력이 퍼트린 루머로 판단해 즉시 사건을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후 2시경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오전 11시경 북한의 영변 경수로가 폭발해 고농도 방사능이 유출돼 서울이 위험하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 당시 김정은의 핵실험 계획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메신저로 돌았을 정도다.
이 메시지로 인해 10분 만에 선물지수가 2포인트 가까이 하락하고, 방산관련주 스페코, 휴니드, 퍼스텍 등이 5~10% 급등하는 등 시장이 출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이 직접 청와대 및 국방부 등에 확인한 내용을 포함해 '사실무근'이라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돌리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소란은 이내 가라앉았다. 결과적으로 증시도 순간적인 낙폭과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으며 큰 영향 없이 소동은 일단락 됐었다.
B씨가 근무하는 약 2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이 업체는 컴퓨터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 매출 70여억원에 영업손실 100억원 가량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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