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작년 9월부터 포천ㆍ연천 지역에서 발생한 소 등 가축 322마리의 폐사의 원인은 보툴리눔 독소증으로 확인됐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포천ㆍ연천 일대 17개 농가의 주저앉는 소 70마리를 정밀검사해 이런 결론을 냈다고 17일 밝혔다. 검사는 소해면상뇌증(BSEㆍ일명 광우병), 전염병, 곰팡이 독소, 대사성 질병, 농약 등 12개 항목에 걸쳐 이뤄졌다.
박용호 검역검사본부장은 "모기매개성 기생충 질병인 호산구성 경질막염 18건, 보툴리눔 독소증(BㆍC형) 5건 등이 확인됐으나, 구충제를 투여하지 않았고 모기가 없는 계절임을 고려할 때 폐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보툴리눔 독소증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보툴리눔 독소증은 토양 등에 존재하는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이란 세균이 생산한 신경 독소에 의해 신경 마비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주저앉음, 호흡 곤란, 침 흘림 등이다. 대부분 수 시간에서 수 주 안에 호흡 근육 마비로 폐사한다. 치사율 35~40%로 알려졌으나 가축에서 가축으로 옮기는 전염성은 없다.
검역검사본부는 보툴리눔 독소증 B형 백신 475마리분을 긴급 생산하고 국내에 없는 CㆍD형 백신 3000마리분을 호주에서 수입해 접종 완료했다. 또한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보툴리눔 독소증 백신을 추가로 확보키로 했다.
또한 검역검사본부는 작년 집중 호우에 따른 하천 범람으로 토양 속에 있던 보툴리눔 균이 외부로 노출돼 볏짚이나 마시는 물 등에 오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토양, 사료의 교체와 철저한 소독 등 방역 조치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농가에 요청했다.
검역검사본부는 추가적인 원인 규명을 위해 중앙ㆍ시도 공동 역학 조사반을 계속 운영하고 국내외 전문가와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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